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9 ©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통일교 금품수수' 항소심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방해' 항소심에서도 형량이 늘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2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보다 형량이 2년 늘었다.
재판부는 △국무위원의 심의권 침해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폐기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 지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한 방해 △외신 허위 공보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국무위원 두 명에 대한 심의권 침해'와 '외신 허위 공보' 관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헌법성 절차 위반"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국무위원 두 명에 대한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무회의는 국가의 중요 정책이 전 정부적 차원에서 충분히 심의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며 "국무회의 소집 통지는 모든 국무위원에게 참석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이루어져야 함에도 국무위원 두 명에게는 현실적으로 도착이 어려운 시간에 소집 통지가 이루어졌다"고 짚었다.
이어 "국무위원들에게 현실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시점에 소집 통지를 해 심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것은 소집 통지에 있어서 절차적 하자로 보아야 하고 이는 피고인의 직권을 남용하여 국무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면서 "헌법상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그 위법의 정도가 크다"고 밝혔다.
29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6.4.29 © 뉴스1 김진환 기자
허위 공보도 유죄…국제사회 신인도 부정적 영향
해외홍보비서관에게 '국회 출입을 막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프레스 가이드'(PG·Press Guidance)를 작성·배포하게 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허위 공보 관련 범행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저질러진 윤 전 대통령의 잘못을 은폐하는 것은 물론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에 관한 잘못을 외신에 제공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민 알 권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비난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 "공수처의 수사권 등에 의문이 있더라도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를 해결해야 함에도 물리력을 동원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한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비춰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저지른 이 사건 혐의로 사회적 혼란을 더욱 가중하는 등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가조작 '공동정범' 인정…샤넬 백 수수도 모두 유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는 전날(28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 형량(1년 8개월)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5-2부(고법판사 신종오 성언주 원익선)는 1심과 달리 김 여사에게 공동정범의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 위반죄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해 건전한 주식시장의 육성 및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자본시장을 교란하며 특히 일반 투자자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한다"며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제공된 미래에셋대우 계좌 및 자금, 블랙펄 측에게 매도한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용인함을 넘어서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가담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전인 2022년 4월 7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을 수수한 혐의도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음으로 샤넬 가방 등이 교부된 2022년 4월 7일경은 대통령 취임식 한 달 전으로,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기여한 통일교가 대선 지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 예견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를 받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9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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