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부자라며?"…결혼 전 집안 정보 뒤진 국세청 직원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30일, 오후 07:4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의 가족과 친인척 등의 소득·세무 자료를 들여다 본 국세청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프리픽(Freepik)
지난 27일 감사원이 발표한 국세청 정기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2024년 국세청 직원 389명은 사적으로 본인 주변인의 세무 정보를 조회하고도 국세청 자체 정보보안감사를 받지 않았다.

결혼을 앞두고 국세청 내부망(국세행정시스템)을 통해 자기 짝의 가족, 친인척 관련 전자정보를 들여다본 것이다.

이 중 82명은 본인 결혼 상대의 친인척 정보를 직접 캤다. 동료 직원의 결혼 상대측 정보를 조회한 국세청 직원도 307명 있었다. 감사원은 이 중 혐의 가능성이 높은 33명을 추려 전자정보 사적 조회 여부를 추가 점검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국세청 직원 A씨는 예비 신랑의 증여세 신고서·결의서 등을 조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부탁을 받아 예비 시아버지의 과거 세무조사 이력을 열람했다.

여직원 C씨는 예비 시어머니가 토지 증여를 앞두고 증여세 문제에 대해 상담을 요구하자 국세행정시스템에서 증여세 관련 내역을 조회했다.

예비 신부의 부친(장인)과 남동생(처남)의 소득 자료를 검색해서 감사에 걸리자 “당시 결혼 전이라 특수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타인에 해당한다”라며 “민원인 입장에서 조회한 사항”이라고 항변한 남직원 D씨도 있었다.

감사원은 이처럼 비위 사실이 확인된 8명에 대해 국세청이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세무정보의 사적 조회 횟수와 조회 목적 등을 고려해 국세청 정보보안 업무규정 위반으로 징계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세공무원이 사적으로 세무정보를 조회하고도 정보보안감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혼인신고 3개월 이전까진 세무공무원이 결혼 상대의 친인척 정보를 국세행정시스템에서 열람해도 국세청 상시감사에 걸리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세청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며 “향후 ‘혼인 전 부정조회 기록 산출식’ 등 부정조회 적발을 위한 다수의 산출식을 추가로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정보보안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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