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숭례문 인근에서 가진 2025 세계 노동절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5.1 © 뉴스1 김진환 기자
올해부터 노동절이 '전 국민 유급휴일'로 확대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쉬는 건 언감생심"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고용 형태와 사업장 규모에 따른 사각지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구의 한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A 씨(34·여)는 "명절 빼고는 거의 쉬지 않아 노동절이라고 별다를 게 없다"며 "오늘은 연장 영업까지 해 손님들이 몰릴 것 같다. 차라리 남들 쉴 때 같이 쉬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번 노동절의 핵심 변화는 유급휴일 적용 확대다. 그동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돼 공무원과 교사 등은 제외됐지만 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전 국민에게 유급 휴일이 적용됐다.
현행법상 노동절 근무 시 실제 임금(100%)에 휴일 가산수당(50%)과 유급휴일분(100%)이 더해져 최대 2.5배의 임금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보장과 달리 실제 현장의 체감은 크게 떨어진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2월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동절 유급휴일을 보장 비율은 64.8%에 그쳤다.
정규직은 75.8%가 보장받았지만 비정규직은 48.5%, 프리랜서·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40.7%에 불과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도 300인 이상은 83.5%인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은 41.7%에 머물렀다.
임금별 격차도 컸다. 월 소득 500만 원 이상은 83.1%, 150만 원 미만은 43.3%로 나타났다. 소득과 고용 형태에 따라 노동자들의 '쉬는 권리'가 갈린 셈이다.
서비스업과 프리랜서 중심 업종에서는 제도 변화의 영향이 미미했다. 치위생사 이 모 씨(26·여)는 "개인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니 원장이 병원을 열자고 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주변 병원들이 쉬는 만큼 오늘 환자가 많을 것 같다"고 했다.
대치동에서 학원 조교로 일하는 정 모 씨(23·여)는 "입시 학원은 주말과 공휴일이 메인이라 추가 수당 개념이 없다"며 "프리랜서 계약이라서 공휴일이라고 더 받는 것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정 씨는 "남들 쉴 때 일하면서 수당이 없는 건 아쉬울 수 있지만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에서 정한 유급휴일과 가산 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조건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고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며 "자영업자나 플랫폼 종사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은 유급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인 만큼 단순한 제도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휴식 보장을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 같은 검토 없이 제도가 도입되면 결국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