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확보한 홈캠 영상 속에서 친모 A 씨가 생후 4개월된 해든이(가명)를 들어 내려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A 씨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김성준 기자
"죽어,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해든이(가명) 친모 A 씨(34)는 해든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를 미워했다. A 씨는 남편인 B 씨(36)가 양육에 적극적이지 않고 외도를 하는 것 같다고 의심했고 가정이 불행한 이유를 해든이에게서 찾았다.
A 씨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해든이를 학대하는 것이었다. A 씨는 해든이가 태어난 후 2025년 8월부터 약 두 달간 반복적으로 해든이를 때렸다. 안방에 설치된 홈캠에는 A 씨가 해든이의 다리나 팔을 들어 올리고 머리부터 떨어지도록 침대에 던지는 모습, 혼자 놀고 있는 해든이의 머리를 발로 차는 모습 등이 적나라하게 찍혔다. 해든이의 친부 B 씨는 A 씨를 방관했다.
2025년 10월 22일 해든이가 태어난 지 133일 되던 날, 그날도 A 씨는 B 씨와 오전에 양육 문제로 크게 싸운 상태였다. A 씨는 해든이와 연년생인 첫째 딸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킨 후, 해든이가 자고 있는 동안 거실에서 술과 컵라면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오전 10시 42분쯤 해든이가 일어나자 A 씨는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든이가 분유를 게워 냈다. A 씨는 해든이를 화장실로 데려가 아기 욕조에 눕혀 샤워기로 씻겼다.
A 씨의 분노는 화장실에서 터졌다. 해던 이가 목욕을 하던 중 대변을 눴다는 이유였다. 생후 4개월 아이에게 A 씨는 오전 11시 42분쯤부터 정오까지 약 18분간 "죽어",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꺼져", "죽여버릴 거야" 등 욕설을 내뱉었다. 홈캠엔 이런 욕설 소리와 A 씨가 해든이를 때리는 듯한 소리, 해든이의 울음소리가 담겼다.
A 씨는 폭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샤워기를 욕조에 넣어 두고 2~3분간 방치했다. A 씨는 화장실을 빠져나왔고, 해든이의 머리는 어느새 물에 완전히 잠겼다.
생후 4개월의 해든이는 평소 엎드린 상태에서 겨우 목을 가누고, 배밀이나 등밀이 정도로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력으로 욕조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A 씨가 다시 화장실로 돌아갔을 땐 해든이가 머리와 몸이 물속에 잠긴 채 두 발만 물 밖으로 나와 있었다.
A 씨가 해든이를 욕조 밖으로 데리고 나왔을 땐 해든이가 힘없는 울음소리만 냈을 뿐이었다. 입술은 파랗고 한쪽 눈은 돌아갔으며, 몸은 축 늘어졌다.
그제서야 A 씨는 심각성을 느꼈다. A 씨는 "어떡해", "엄마 봐봐", "안 돼,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라며 흐느끼면서 해든이에게 옷을 입혔다.
A 씨는 낮 12시 30분쯤 119에 신고했고 하임리히법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해든이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119 구급대가 곧이어 도착하고 병원에 이송됐다. 하지만 해든이는 결국 오후 2시 47분쯤 사망했다.
26일 전남 순천시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에 '해든이 사건' 피해 아동을 추모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2026.3.26 © 뉴스1 박지현 기자
사망 원인은 단순 익수가 아니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해든이가 욕조 속 물에 잠긴 것과 별개로 사망에 이를 정도의 외상을 입은 상태였다.
병원에 이송됐을 때도 이미 아이의 복부 속 장기들은 썩어서 괴사하고 갈비뼈 등이 부러진 상태였고, 머리는 외부적인 힘에 의해 뇌출혈이 심했다고 한다. 부검의는 해든이 사망의 주된 이유는 익사가 아니라, 다발성 외상에 따른 출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이라고 최종 의견을 밝혔다.
해든이의 사망 이후에도 부모는 반성하지 않았다. 해든이 아버지인 B 씨는 해든이가 응급 이송돼 사경을 헤매고 있고 A 씨가 긴급 체포된 사건 당일 밤에도 성매매를 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용규)는 지난달 23일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를 받는 B 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방에서 홀로 침대나 역류방지 쿠션에 누워 모빌을 보고 있는 피해 아동의 모습은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지만, 학대를 비롯한 아무런 위협도 없다는 점에서 차라리 평온해 보인다"며 "피해 아동은 A 씨로부터 극심한 신체적 학대를 당하다가 짧은 생을 허망하게 마감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 씨는 피해 아동의 친부로서 A 씨의 양육 태도와 피해 아동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B 씨는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해 아동을 상당 기간 학대 상황을 방임하는 등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자신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