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선거범죄 예상…변수는 많고 시간은 없고 '수사 공백 우려'

사회

뉴스1,

2026년 5월 03일, 오전 07:00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검찰청과 경찰서에 선거범죄 수사 기록이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체제가 막을 올리는 가운데, 대규모 선거범죄가 새 형사사법 체계의 성패를 가늠할 '1호 사건'이 될 전망이다.

선거범죄는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반면 사실관계가 복잡다단해 대표적인 '고난도 수사'로 꼽힌다. 특히 선거일을 기점으로 수천 건의 고소·고발·인지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다. 경찰 내 조직 개편과 검사의 보완수사권 축소가 맞물릴 경우 '수사 공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매주 10%씩 늘어나는 선거범죄…'AI 딥페이크'도 가세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27일까지 전국 경찰서를 통해 접수한 선거범죄 946건(총 1931명)을 수사해 이 중 21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351명은 불송치 등으로 사건을 종결했고, 1368명은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송치 사건 유형은 '금품수수'가 160명(75.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전선거 운동 15명(7.1%), 흑색선전 13명(6.1%), 공무원 선거 관여 10명(4.7%) 등 순이다. 기부·매수 행위를 포괄하는 금품수수는 선거범죄 중에서도 혐의 입증이 까다로운 반부패 사건으로 분류되는데, 무려 10건 중 7건을 차지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조치 사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선관위의 선거범죄 조치 건수는 총 898건으로 △고발 163건 △수사 의뢰 43건 △경고 및 이첩 692건씩이다. 이는 전주(812건)보다 10.6% 증가한 규모다. 선관위는 사건을 수사기관에 넘기기 때문에 검·경 사건과 상당수 중복될 수 있다.

법조계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많게는 4000~5000명 이상의 역대급 선거사범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역대 지방선거에서 입건된 선거사범은 4450명(제6회)→4207명(제7회)→3790명(제8회)으로 감소세였지만, 최근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이 불법 선거에 동원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지난 13일 전국 선거전담 부장검사 회의에서 "AI 기술을 악용한 가짜뉴스와 같은 흑색선전 사범과 금품선거 사범 등 유권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왜곡된 선거 결과를 초래하는 중대선거범죄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시효 두 달 남기고 '중수청' 개편…보완수사권 존폐도 변수
관건은 '시간 싸움'이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6개월로 매우 짧은데, 4개월 차인 올해 10월 2일 중수청·공소청 체제가 출범한다. 시효 만료(12월3일)를 두 달 앞두고 형사사법체계가 바뀌는 셈인데, 수사 실무를 담당하는 경찰과 검찰 모두 중수청에 파견할 내부 인선이 맞물려 있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도 변수다. 국회는 6·3 지방선거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인데, 보완수사권의 폐지·축소 여부가 핵심이다. 만약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거나 요청권으로만 남을 경우, 검찰(공소청)은 이미 송치된 사건이라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로 사건을 되돌려보내야 한다.

검찰은 전국 지검·지청에 600명 규모의 '선거범죄전담수사반'을 꾸리고 송치 사건을 처리 중이지만, 시효 막판에 불거질 '대혼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범죄는 선거일 전보다는 직후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지선은 같은 정당 내에서의 고소·고발이 유난히 많은 데다,조직개편·법 개정·범죄 수사가 동시에 돌아가는 것도 특징"이라고 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선거범죄는 4개월 수사하고 2개월 보완·재수사해서 기소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담당(경찰관)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고 중수청으로 인사가 났다면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해서 사건이 돌아온 경우엔 새 담당자가 맡게 될 텐데, 과연 제시간에 수사를 마칠 수 있겠나"고 했다.

검찰은보완수사권이 '요구권' 형태로만 남아도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선거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는 "보완수사권이 아닌 요구권만 남아도 문제"라며 "결국 (공소청은)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찰로 사건을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보완수사)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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