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약물로 정상 운행이 어려운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2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약물 운전 처벌 수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아졌다.
경찰은 운전자가 약물을 복용했는지를 타액 간이시약검사 등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이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도 신설됐다. 불응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시행 초기인만큼 단속 현장에서는 아직 급격한 수치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약물 운전 단속이 체계화되고, 검사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다.
경찰은 이에 더해 별다른 생각 없이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하고 운전대를 잡던 사람들에게 경각심이 생기면서, 점차 약물 운전 검거 건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월 약물 운전 면허취소 소폭 감소…"아직 판단은 일러"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약물 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 건수는 1월 33건, 2월 26건, 3월 40건을 기록했다. 개정안이 시행된 4월은 지난 27일 기준 27건으로 집계돼 전월 대비 소폭 줄어든 모양새다.
다만 경찰은 약물 운전 적발 이후 실제 면허취소까지 행정 절차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제도 시행 효과를 단기간 수치로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약물 운전 적발 직후 바로 취소되는 것이 아니라 통지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시차가 있어 아직 단속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발 건수가 늘지 않았다고 해서 정책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연환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법 개정안 홍보와 처벌 강화 예고 등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면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물 운전 적발 건수가 줄어드는 것이 처음부터 정책이 의도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검사 편의성·강제성' 가장 큰 변화…지연 없이 현장에서 빠르게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편의성과 강제성'이다.
개정법 시행 전에는 경찰이 운전자의 약물 복용 여부를 측정할 근거가 없어서, 운전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측정을 할 수 있었다. 운전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경찰이 영장까지 발부받아 채혈해야 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라 운전자가 경찰의 약물 운전 측정 요구에 불응할 때도 약물 운전과 동일하게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이 약물 운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운전자를 하차시켜 1단계로 현장평가를 실시한다. 현장평가는 운전자가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직선 보행과 회전, 한 발 서기로 구성돼 있다.
현장평가 후 2단계로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간이시약 검사를 하고 양성이 나오면 정확한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소변·혈액 검사를 운전자에게 요청한다.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운전자의 상태와 현장평가 등을 고려하여 간이시약으로 검지할 수 없는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경찰은 소변·혈액 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절차상 한계 때문에 그냥 넘어가던 사례도 있었다면, 한 명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경찰도 "의심 운전자에 대한 확인이 좀 더 체계화됐다"고 말했다.
현장 혼선은 없어…"약물 운전 점진적 감소 기대"
경찰은 약물 운전 처벌·단속으로 인해 현장에 혼선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기존에 하던 단속이고, 절차가 새로 생겼다고 해서 운전자와 마찰이 있다거나 민원이 늘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매뉴얼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에서는 약물 운전 처벌 강화 자체가 예방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처방받은 의약품을 복용한 후 무심코 운전하던 이들의 경각심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임을 알고 마약 범죄를 저지른 사람보다, 안일하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하고 운전하던 사람들의 주의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정책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 당연히 약물 운전 적발 건수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