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선박 늘어난 부산항, 화재 대응력 높였죠"…소방 501호 배치

사회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6:30

부산항만소방정대 대원들이 '소방 501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김영삼 부산항만소방정대장. 소방정대는 총 25명으로 구성돼 해상 재난 대응 임무를 수행한다. (소방청 제공)

17만 톤급 크루즈선과 컨테이너를 2만 4000개까지 싣는 초대형 선박이 드나드는 부산항.

선박 대형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상 재난 대응 방식도 바뀌고 있다. 초대형 크루즈선의 경우 한 번에 3700명이 탑승해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약 70%를 처리하는 핵심 항만인 만큼 사고 발생 시 파급력도 크다.

김영삼 부산항만소방정대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대형 크루즈선이나 컨테이너선 화재가 발생하면 방수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존 소방정으로는 높이와 거리 한계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항에는 그동안 100톤급 소형 소방정 2척이 배치돼 왔다. 방수량은 분당 1만 2000리터 수준이다. 기존 시·도 단위의 소형 소방정 중심 대응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해상 재난 대응은 해양경찰이 일차적으로 맡고 있지만 화재 진압 장비는 규모가 작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2019년 울산 염포부두에서는 석유제품 운반선에서 폭발과 함께 대형 화재가 발생해 진압까지 18시간이 걸렸다.

김 대장은 "해경이 일차적으로 출동해 구조를 담당하지만, 화재 진압 장비는 규모가 작다"며 "대형 선박 화재는 전용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부산 신항에 배치된 540톤급 최신예 중형 소방정 '소방 501호'가 분당 최대 16만 리터의 소화수를 뿜어내는 8방향 일제 방수를 시연하며 압도적인 화재 진압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소방청 제공)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소방청은 2021년부터 약 4년 10개월간 318억 5000만 원을 투입해 540톤급 중형 소방정 '소방 501호'를 건조해 부산항에 배치했다.

소방 501호는 분당 최대 16만 리터의 소화수를 방사할 수 있다. 200m 이상 거리에서도 방수가 가능해 초대형 선박 화재에도 안전거리를 확보한 채 대응할 수 있다.

김 대장은 "기존 113톤급 소방정은 분당 1만 2000리터 수준인데, 501호는 16만 리터를 방수할 수 있어 성능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또 자동위치유지장치를 통해 강풍과 파도 속에서도 선박을 일정 위치에 유지할 수 있다.

김 대장은 "방수포를 쏘면 배가 밀리거나 방향이 틀어질 수 있는데, 자동위치유지장치가 있으면 한 자리에서 계속 화점을 잡고 방수를 할 수 있다"며 "드론이 바람 속에서도 제자리에 머무는 것처럼 계속 같은 지점을 향해 물을 쏠 수 있어 화재 진압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화학사고 대응 능력도 강화됐다. 선실 내부 압력을 높여 외부 유해가스 유입을 차단하는 장치가 적용됐다. 김 대장은 "선실 내부 압력을 높여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해 승조원들이 연기나 화학물질 영향을 받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항에도 같은 급의 소방정이 배치될 예정이다. 승조원 훈련 등 전력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출동은 올해 9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항은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밀집해 있어 화학제품을 실은 선박 입항이 잦고, 선박 규모도 큰 편이어서 재난 대응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부산항만소방정대 대원들이 '소방 501호' 내부에서 상황 대응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소방 501호를 운용할 부산항만소방정대는 정대장을 포함해 3개 팀, 총 25명으로 구성됐다. 화재진압과 구조·구급을 담당하는 소방공무원 10명과 함께 항해 전문경력관 9명, 기관 전문경력관 6명이 상시 배치됐다.

이들은 취항 전 약 3개월 동안 방수와 구조 훈련을 반복하며 실전 대응 능력을 높였다.

김 대장은 "이 배를 소방차처럼 운용하기 위해 3개월 동안 방수와 구조 훈련을 반복했다"며 "실제 화재나 해난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소방 501호는 부산항 전역을 30분 내 대응할 수 있다. 주요 부두도 1시간 이내 도달 가능하며, 필요할 경우 울산과 여수 등 남해안 주요 항만까지 출동할 수 있다.

소방청은 당초 지난달 취항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순직 소방공무원 애도 기간을 고려해 행사를 생략하고 즉시 현장에 배치했다.

김 대장은 "부산항처럼 대형 선박이 오가는 항만에 대응 체계가 없으면 국가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소방 501호 배치는 국가가 해상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항만에 소방정이 배치돼 있다는 것 자체가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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