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29주차 고위험 산모가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되는 과정에서 태아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배장환 전 충북대병원 공공부원장이 김영환 충북지사를 향해 “애도와 대책은 말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번 사고가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 치료 체계가 동시에 무너진 결과가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배 전 부원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을 “예고된 참사”로 규정하고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 치료 체계가 동시에 무너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그는 “충북에서 NICU를 운영하는 병원은 충북대병원이 유일하며, 이마저도 전체 수요의 약 60% 수준만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40%는 대전·충남·강원·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이송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번 사태가 벌어질 상황에서 아슬아슬하게 돌려막기를 해온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도지사는 지난 2일 SNS를 통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 전 부원장은 “말뿐인 애도로는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비극은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NICU 운영의 구조적 적자 문제를 짚었다. 배 전 부원장은 “신생아중환자실은 소아과에서도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위험도가 높은 분야임에도 수가가 낮아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다른 진료과 수익을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이 붓고, 청주시와 충북도에서 일년에 수억 정도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적자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충북대병원이 충북도와 청주시에 전문의 인건비 지원과 장비 확충을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도지사는 이 이야기를 흘려듣고 의대 정원 확대 등 정책에만 집중해왔다”고 주장했다.
배 전 부원장은 출산율 제고 정책과 현장 의료체계 간의 괴리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출산율을 높이겠다며 최근 수년간 십수조원을 투입해왔지만,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실을 담당할 전문의 체계에는 아직도 충분한 지원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지자체 지원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배 전 부원장은 “2024년 당시 김 지사와의 면담에서 화를 내며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지만 이후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충북대병원의 신생아 중환자 분과 교수가 2명에서 3명으로 늘었지만, 이 인력으로 24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지역 내 중증 신생아를 돌보는 현실을 생각하면 현장의 노고와 고생이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제가 아니면 이런 불행한 사태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충북도지사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충북의 산모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