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오늘] "승객 모두 비명질러"…388명 다친 상왕십리역 열차 사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05일, 오전 12:0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2년 전인 2014년 5월 5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앞에 멈춰서 있던 열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 경찰이 서울메트로 신호·관제 담당 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사건은 그로부터 3일 전인 2일 오후 3시 30분쯤 발생했다. 당시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역에서 서서히 출발하던 선행 열차(2258호)의 뒷부분을 후행 열차(2260호)가 시속 약 15km로 들이받았다.

후행 열차는 뒤늦게 앞 열차의 상황을 파악하고 급정거했으나 뒷부분을 들이받았고, 이 과정에서 앞 열차의 뒤쪽 차량 두 량이 일부 탈선했다.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오후 3시 53분께 선로를 따라 무사히 전원 대피했다. 상왕십리역 1번 출구 옆에는 소방 당국의 지휘소가 들어섰고, 구급대원과 경찰뿐 아니라 수십 명의 의용소방대원까지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열차에 있던 승객들은 “너무 놀라서 바닥에 쓰러졌다”, “열차 내 전등이 꺼지자마자 사람들이 문을 열었다”, “큰 충돌 소리가 나자 모두 비명을 질렀다”, “내부에서는 승객끼리 부딪히고 깔리는 소동까지 발생했다”며 긴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 사고로 등뼈 골절상을 입은 승객을 비롯해 388명이 다쳤으며, 열차 수리비를 포함해 총 28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그렇다면 추돌 사고는 왜 일어난 것일까. 당시 검찰은 지하철 신호기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를 낸 혐의(업무상과실치상 및 업무상과실전차파괴)로 서울메트로 신호관리소장, 수석관제사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고 발생 3일 전인 4월 29일, 을지로입구역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연동제어장치의 데이터를 수정한 뒤 전원을 켠 상태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보드를 탈부착해 통신장애와 신호기 오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메트로 신호1팀 공사담당자는 신호오류를 발견했지만, 이를 본사에 보고하거나 수리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신호관리소장 등 3명도 이를 단순 표시오류로 판단해 오류 원인을 확인해 수리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이와 함께 서울메트로 종합관제소 수석관제사 등 2명은 열차 운전정리와 열차 간 간격 조정 등 관제업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검찰은 서울메트로 측에 통신장애 등 고장이 발생했을 때 정지신호가표시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지 않은 채 연동제어장치를 설계·제작해 납품한 혐의로 신호설비제작업체 적원도 기소했다.

이후 2021년 10월.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기소된 8명에게는 금고형 10개월과 벌금형 등 전원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신호 오류가 사흘이나 지속됐는데도 안전불감증과 안이한 사고로 사실을 확인하지 않거나 오류에 대응하지 않아 사고 예방의 기회를 잃게 만들었다”며 “피고인들의 개별적인 과실은 사고의 원인이 됐음이 명백하고, 신호제어장치 프로그램을 제작한 업체의 과실과 신호관리소, 종합관제소 소속 피고인들의 잘못이 합쳐져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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