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독점 중계권' 대가 억대 뒷돈 혐의…KBO 임원 2심도 무죄

사회

뉴스1,

2026년 5월 05일, 오전 08:00

© 뉴스1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을 유지해 주는 대가로 중계권 판매 대행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자회사 임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고법판사 김무신 이우희 유동균)는 지난달 23일 배임수재,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모 씨의 선고기일을 열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로써 이 씨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판단을 받게 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를 받는 중계권 판매 대행업체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에이클라) 대표 홍 모 씨는 1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에서 2심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이 씨는 KBO 내 수익담당 부서인 KBOP가 에이클라가 독점하고 있는 IPTV 중계권을 다른 케이블 3사에도 주기로 결정하자, 수익 감소를 예상한 홍 씨로부터 독점중계권을 유지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이 씨는 2013년 4월~2016년 8월 아마추어 야구 기자인 배우자가 에이클라에 기사 작성 등 용역을 제공하는 것처럼 가장해 41회에 걸쳐 총 1억95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방송 중계권 등에 주도적으로 관여해 에이클라 (독점중계권 유지를) 유도할 수 있는 권한과 지위가 있다고 보인다"면서도 "에이클라의 2013년 프로야구 1일 2경기 중계권 획득 경위가 내부의 정책적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여러 증거와 사정을 종합했을 때 이 사건 콘텐츠 공급계약이 청탁 대가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중계권을 청탁하려는 의사로 콘텐츠 공급계약에 적극 개입해 대금을 지급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며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씨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사실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홍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3개 인터넷 게임 업체 자금을 빼돌려 약 1억9500만 원을 이 씨에게 준 혐의를 받았다.

여기에 게임 업체 등의 자금으로 2014년 4월~2018년 12월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전직 KBO 임원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3억1000만 원을 주고, SPOTV 등의 자금으로 2013년 2월~2014년 7월 아파트 분양대금과 개인채무 변제를 위해 7억8280만 원을 사용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홍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긴 기간 횡령 범행을 저질렀고 그 횡령액의 합계가 상당히 크다"며 "홍 씨와 KBO 사이 부적절한 유착관계가 있는 듯한 외관을 형성해 홍 씨가 운영하는 회사들과 KBO 모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파트 분양대금 명목으로 회삿돈 1억3000만 원을 쓴 혐의에 대해서는 1심 판결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홍 씨는 2014년 8월 11일 회사에 단기 대여금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했다"며 "홍 씨가 회사의 재정적인 여건 내에서 충분히 원리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돈을 차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불법 영득의 의사로 이를 횡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door@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