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고위험군 ‘관리 공백’ 줄인다…복지부, 24시간 대응 체계 구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06일, 오후 04:0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보건복지부가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24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경찰·소방·응급실·자살예방센터 간 연계를 강화하는 ‘자살 고위험군 대응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긴급상황에 초기부터 적극 개입해 사후관리까지 이어지지 않는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일시보호센터 도입과 미동의자 개입 근거 마련도 추진한다.

복지부는 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살 고위험군 긴급대응·위기해소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정은경 장관이 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살 예방 대책 추진 현황 보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방안은 자살 관련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초기 대응부터 사례관리까지 전 과정을 끊김 없이 관리하는 24시간 대응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우선 자살 고위험군 발굴 체계를 강화한다.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병무청 등 기존 3개에 불과하던 범부처 취약계층 지원기관 연계 기관을 올해 16개 기관까지 늘리고, 고독사 예방 시스템·위기가구 발굴 체계와도 연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과의 업무협약(MOU)도 추진한다.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인력도 확충한다. 현재 정원 150명 규모인 상담인력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 상담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응대율 제고, 상담 인력 번아웃 예방, 상담 질 제고 등을 추진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상담 건수는 2023년 21만 9000건에서 지난해 35만 2000건으로 급증했지만 응대율은 같은 기간 56.9%에서 47.3%로 떨어졌다. 상담 수요 증가 속도를 인력 확충이 따라가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료=보건복지부)
현장 대응도 강화한다. 현재 10개소에서 운영 중인 경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합동대응팀은 18개소로 확대하고, 자살시도자 상담을 담당하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도 올해 98개소로 지난해(92개소)에서 6개소를 더 늘린다. 모든 자살 사망과 시도 건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24시간 긴급상황 총괄관리·조정 기능’도 신설된다.

정부는 자살 시도자 구조 이후에도 지역사회 내 지속 관리가 가능하도록 제도도 개선한다. 현재는 자살예방센터 연계 지원에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지속 관리가 어려웠다. 그러나 앞으로는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개입·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경찰·소방·복지부가 협업해 구조 후 귀가 조치 전 최대 24시간 머물며 보호·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일시보호센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자살 유족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 12개 시·도에서 운영 중인 유족 원스톱 지원 체계를 오는 7월 17개 시·도로 확대하고, 자조모임 활성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자살예방센터 인력 확충도 추진한다. 긴급대응 중심의 광역센터는 17개소를 늘리고, 사례 관리 중심의 기초센터는 238개소의 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은경 복지부장관으로부터 자살예방대책 추진 현황을 보고 받고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누군가 태어나서 외부 요인 때문에 인생을 스스로 그만 살게 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으로 보아도 우리 사회의 자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망신”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의 상담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국가 구성원이 죽겠다고 전화했는데 전화가 안 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임시로 민간 지원을 받아보고 추경을 하거나 내년 예산에는 반영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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