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교원노조 및 교원단체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고교학점제 운영, 교권 보호, 교원단체와의 협력 등 교육 현안에 대해 각 단체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2025.9.24 © 뉴스1 오대일 기자
교육부가 이달 중 학교 현장체험학습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계 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교사들의 민형사상 책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학교안전법 개정과 국가소송책임제 도입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에서는 과도한 행정업무를 교육청이나 별도 전담 기구로 이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는 모습이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현장체험학습 사고 이후 위축된 학교 현장 상황을 고려해 체험학습 운영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이달 중 교사·학부모·학생 등의 의견을 반영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교육계에서는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 형사·민사·행정 책임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가장 크게 나오고 있다. 특히 체험학습 사고 발생 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교사가 형사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현장 전반에 퍼져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최근 실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숙박형 체험학습 실시율은 53.4%에 그쳤고, 교사의 89.6%는 사고 발생 시 개인이 질 형사책임에 극심한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면책 기준 불명확" 교원단체 ,'학교안전법' 추가 개정 요구
교원단체들은 공통적으로 학교안전법 추가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학교장과 교직원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은 지난해 6월 면책 조항이 처음 신설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보조인력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차 개정됐다. 현재는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면책 기준이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고시인 '학교 안전사고관리 지침'이 응급조치·병원 이송·사고 보고 등 사고 이후 대응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사고 이전 예방조치나 예견 가능 범위에 대한 기준은 사실상 빠져 있다는 것이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지금 지침대로라면 사후 조치만 잘하면 교사가 면책되는 구조처럼 돼 있다"며 "현장 교사들은 책임 소재의 불투명성 때문에 여전히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 입장에서는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뿐 아니라 징계로 이어질 수 있는 행정 책임, 민원과 도덕적 책임까지 한꺼번에 몰려온다"며 "학교안전법 개정을 통해 민형사상·행정 책임의 면책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해 3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안전한 현장체험학습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전교조 제공) © 뉴스1 김재현 기자
"교사 독박 구조 안 돼" 국가소송책임제 도입 촉구
국가가 교육활동 관련 소송을 전담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전교조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교육활동 관련 사고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면책과 국가 차원의 소송 대응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현장체험학습 위축의 원인은 교사의 책임 회피가 아니라 과도한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 구조에 있다"며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를 촉구했다.
교총 역시 국가소송책임제를 핵심 요구 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총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교육활동을 하는 것은 공적 행위인데 사고가 나면 사실상 교사 '독박 구조'가 된다"며 "사후적으로 소송비를 지원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가 보험회사처럼 소송과 법적 분쟁 전반을 책임지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학여행 서류만 43종" 체험학습 행정업무 이관 요구도
과도한 행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숙박형 수학여행 한 차례를 운영하기 위해 입찰·계약, 사전답사, 안전 점검, 범죄경력 조회, 보험 가입, 안전교육, 결과 보고 등 40건이 넘는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수학여행 준비 서류만 43종에 달한다"며 "교사들이 체험학습 준비 과정에서 이미 (에너지가) 소진돼 버린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조 인력 한 명을 추가하는 수준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교육청이나 별도 전담 기구가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과 인력 관리 등을 종합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학교 현장 체험학습의 위축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에 "교사의 법률적 책임 및 면책 영역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mine12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