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채상병의 어머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대원들의 안전에 대한 최종 책임자인 사단장으로서 명확한 지침을 전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작전이 배제된 상태인데 현장지도 명목하에 종일 현장을 돌아다니며 병력이 늦게 투입됐다는 이유만으로 비효율적이고 게으르다는 질책을 반복하고 작전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성과를 내고자 적극적·공세적 수색을 반복 지시한 반면 대원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지시에 개입하지 않고 여단장에게 작전 지휘를 맡겼더라면 도로정찰을 허용하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진행됐을 것으로 보여 피고인에게 사건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식 잃은 슬픔을 겪는 피해자 유가족에 수중수색을 지시한 건 이용민 전 포7대대장이라고 주장하는 장문의 이메일 및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는데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가”라며 “재판을 하며 이런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아주 이례적으로 행동해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했다”고 일갈했다.
다만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약 34년간 군 복무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아울러 수해 현장을 총괄한 박상현 전 7여단장에게는 금고 1년 6개월,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은 금고 1년 6개월, 이용민 전 포7대대장은 금고 10개월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는 금고 8개월 및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무리한 수색작전을 지시해 해병대원 1명을 숨지게 하고 함께 수색에 나섰던 다른 대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하는 단편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고 현장지도, 수색방식 지시 등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사진=연합뉴스)
채상병 어머니 A씨는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지휘관들의 잘못된 판단과 지시로 제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을 허망하게 보낸 부모의 억울함과 원통함을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게 법의 엄중함을 보여줄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아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이 이렇게 가볍다면 어느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내겠냐”며 “지휘관 임성근, 박상현, 최진규에 대한 끝까지 엄벌 처벌을 원한다.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입장으로는 당연히 형량이 너무 적게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특검 측 구형(5년)만큼 형이 나올 것을 원했는데, 속상해서 많이 울었다”고 덧붙였다.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장은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채해병이 순직한지 3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야 그 책임을 가리는 판결이 나왔다”며 “고인과 유족의 회복할 수 없는 피해 그리고 국민적 분노, 해병대의 명예 실추와 국방 신뢰 훼손을 생각하면 결코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판결”이라 지적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질책이 명확하게 있었다”며 “군 사망 사건에서 보여준 은폐나 축소·왜곡 문제를 일소할 수 있는 경종을 울렸다는 지점에서 매우 중요한 판결”이라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