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20주년' 채권자 회생법…"시대 변화 따라 제도 변화 필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11일, 오후 06:58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시행’ 20주년을 맞아 기업도산 절차의 효율성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식 간이 제도 도입과 온라인화를 통해 기업 회생절차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 등을 줄이고 기업들이 도산절차를 보다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단 설명이다.

서울회생법원(사진=연합뉴스 TV)
서울회생법원은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종합법원청사에서 ‘채무자회생법 시행’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오프닝 세션에는 서경환 대법관과 김형두 헌법재판관, 김정욱 대한변협회장, 박재완 대법원 회생파산 위원회 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막을 열었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서울, 수원,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의 6개 전문 회생법원장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개인 회생제도와 관련해 정승진 서울회생법원 판사와 황재호 신용회복위원회 본부장, 황상진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상담관이 발표를 진행했다. 이들은 개인 도산 절차에서 유관기관끼리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해 하반기 출범하는 ‘통합도산지원센터’ 청사진을 발표했다. 법원 내 통합도산지원센터는 신용회복위원회와 법률구조공단 관계자가 상주해 상담부터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기업 규모별 회생 절차 개선에 관한 발표가 이뤄졌다. 박주영 광주지법 부장판사는 중소기업 회생 사건을 어떻게 더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 집중했다. 한국에도 ‘간이회생절차’가 있지만 비용의 일부감액, 가결요건 완화 외에 일반 법인회생과 실질적인 차이가 적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파산법의 ‘서브챕터V(Subchapter V)’를 모델로 한 중소기업 맞춤형 회생절차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한국은 회생절차에서 채권자 동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반면 서브챕터V는 채권자가 전부 반대해도 법적 요건 충족 시 법원이 강제인가 가능하다. 즉 채권자 합의 실패가 ‘회생 실패’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박 판사는 이것이 회생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인회생 기존 절차를 유지하되 새로운 유형을 도입해 법원이 가용소득 테스트와 변제완료 후 면책이라는 조건을 부여하고,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권을 넓히자고 제안했다.

남승정 서울회생법원 판사는 대규모 도산사건 처리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남 판사는 디지털 기반 절차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자동중지 제도, 전자 채권신고·온라인 집회, 미국식 ‘청구대행기관(Claim Agent)’ 도입에 집중했다. 그는 최근 티몬·위메프 사례와 같이 대규모 회생사건에서 채권자 수가 수만 명에 달할 경우 채권 신고, 집회 통지, 서류 관리 등에 막대한 행정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기반 채권 신고 시스템과 비대면 채권자집회 활성화, 전문 외부기관이 채권 관리 업무를 맡는 청구대행기관 제도를 도입을 제언했다.

서울회생법원은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종합법원청사에서 '채무자회생법 시행'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사진=최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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