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범죄 수사는 노하우 필요…중수청 이관 땐 국가자산 잃는 것"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15일, 오전 06:1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금융·증권·공정거래 범죄는 수년에 걸쳐 축적된 전문성과 노하우 없이는 제대로 된 수사가 어렵습니다. 이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관한다고 해서 수사역량까지 그대로 이전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국가의 큰 자산이 그냥 소멸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장재완 법무법인 우승 대표변호사. (사진=방인권 기자)
대검 반부패기획관을 역임한 장재완(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우승 대표변호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공소청법·중수청법 통과로 검찰 직접수사 기능이 이관되는 것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최근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한 장 변호사는 대검 감찰2·3과장과 반부패기획관을 거치며 반부패 수사 실무를 직접 지휘한 인물이다.

장 변호사는 검찰이 2015년 서울남부지검을 금융중점청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공정거래조사부를 신설하면서 10년 넘게 축적한 전문 수사 역량이 사실상 단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가조작이나 사기적 부정거래, 공정거래 범죄는 치밀한 수사와 정교한 법리 검토가 필요한 분야”라며 “단기간에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현장에서 직접 수사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 동일한 형태로 이식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최대한 유사한 수준으로 역량을 이어가 국가 전체의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제도 연착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에 대해서도 장 변호사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완수사를 검찰 권한 측면에서 접근하니까 없애야 한다는 방향으로 논의가 흘러가는 것”이라며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제도인지 아닌지를 생각하면 답은 명확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개혁의 비판은 대부분 직접수사 기능, 그중에서도 수사 착수 단계에서의 선별성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며 “보완수사는 경찰 1차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채우는 것으로 그 비판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무능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수사가 미진한 상황에서 구속기간이나 시효가 임박하거나 정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할 때 신속하게 보완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김창민 감독 사건’을 보면 그 가치가 발현되는 게 쉽게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기간이 상당히 길어졌다”며 “보완수사권마저 없어지면 검찰과 경찰을 계속 오가는 핑퐁 구조로 기간만 늘어나고 결국 범죄 대응 역량 약화로 이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장 변호사는 ‘협업수사’ 체계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검사가 수사 단계에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수사관들과 함께 법리적으로 부족한 부분이나 필요한 증거를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포항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며 2년이 지난 변사 사건을 재검토해 상해치사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경험을 소개하며 “법리적 쟁점과 증거를 충분히 공유하면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의 판단도 훨씬 정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퍼로만 오가는 구조에서는 협업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결국 이 모든 논의의 출발점은 결국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수 있느냐”라며 검찰 개혁의 본질을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사명이자 책무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며 “이는 수사·기소 분리나 보완수사권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사명이 제대로 유지되려면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며 “검사들 역시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확고한 법치주의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최근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새 출발한 장 변호사는 검사와 변호사의 역할 차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오랜 기간 국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역할을 하다가 이제는 개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하게 된 점이 다소 낯설기는 하다”면서도 “검사와 변호사 모두 법치주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형사 사건, 특히 기업·금융증권·공정거래·조세 분야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뢰인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외부의 시각에서 검찰이 그 사명을 다하는지 건전하게 비판하고 조언하며 새롭게 시행될 형사사법시스템이 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재완 법무법인 우승 대표변호사. (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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