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정황 담긴 배우자 폰 몰래 '찰칵'…증거 인정될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15일, 오전 11:13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배우자 외도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촬영한 사진은 민사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15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B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9~11월 배우자와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배우자와 B씨 등의 대화를 녹음했다.

또 배우자 휴대전화에 보관된 문자 메시지와 사진, 동영상 등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정행위 증거를 수집했다.

이로 인해 A씨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결국 유죄를 확정받았다.

이후 A씨는 2022년 1월 B씨 등을 상대로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데 따른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에 녹음 파일과 사진 등 수집 증거를 제출했다.

이번 소송에서 가장 큰 쟁점은 차에 설치된 녹음기로 얻은 녹음파일과 휴대전화 촬영 사진의 증거능력이었다.

대법원은 A씨가 차에 설치된 녹음기로 얻은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누구든지 형사소송법 등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할 수 없고, 이를 어긴 채 확보한 녹음파일과 녹취록은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담긴 정보를 촬영한 사진은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민사소송에서는 통신비밀보호법과 같이 별도 규정이 없는 한 위법한 증거의 능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증거능력 유무는 재판의 공정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기초로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과 실체적 진실발견의 가치를 비교 형량해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내용과 성격, 문제 된 위법행위의 주체·경위, 침해되는 이익의 성질과 피해의 내용, 증거확보의 필요성과 긴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증거의 성격상 사생활과 관련될 수밖에 없으나 분쟁 양상에 비춰 B씨 등의 사생활이나 인격적 이익이 중대하게 침해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가 제출한 증거는 배우자와 B씨 등의 부정행위 사실에 대한 증거로서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증거 확보의 긴급성도 인정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부정행위를 인정해 B씨 등의 위자료 지급 의무를 인정한 원심결론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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