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부적합 지역 배제의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부적합지역 배제는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을 세울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거나 시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건을 우선 선별하는 과정입니다.
현 정부의 녹색대전환과 인공지능(AI) 대전환은 원자력발전의 수요를 늘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전에서 배출되는 사용 후 핵연료와 고준위 방폐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공간은 갖추지 못한 상태이죠. 이 때문에 원전을 두고 ‘화장실이 없는 아파트’와 같다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오늘은 고준위방폐물과 그 처리의 현주소를 함께 살펴보시죠.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은 방사성물질이나 그에 따라 오염된 것으로서 폐기 대상이 되는 물질입니다. 이중 원전 연료로 쓰인 사용후핵연료는 방사능 농도가 매우 높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입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폐기를 결정한 고준위방폐물은 안전한 관리 시스템을 거쳐 방사능 농도와 열을 낮추고, 시간이 충분히 흐른 뒤 특수 제작된 용기에 담아 영구처분됩니다. 현재 원자로에서 발생한 경수로·중수로형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부지 내에 마련된 저장시설에서 임시로 보관되고 있습니다.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 (사진=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994년 2381t이던 사용후핵연료는 30년 뒤인 2024년 1만 9536t으로 8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2031년 한울 원전, 2032년 고리원전의 순으로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회는 지난해 원전가동 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 시설을 건설하는 내용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2월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고준위 방폐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원회는 △제3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 수립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 △관리시설 유치지역 등 지원방안 마련 △한국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기술 확보 추진 등 4대 과제를 담은 2026년 업무계획을 세우고 중장기 이행안의 추진 원칙을 세우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처럼 영구처분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희소식이지만 고준위방폐장 건설 과정에서 주민 반대와 지방자치단체 협의 등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고준위 방폐물을 원전 부지 밖에서 처리할 시설을 마련하지 못하면 현재 가동 중인 원전들은 멈춰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탄소배출 감축과 AI 대전환을 동시에 꾀하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되는데요. 앞으로 부지선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알쓸기잡에서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1994~2024년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 (자료=국가데이터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