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텀블러에 식초 넣어"…노조, 경찰수사 촉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후 01:58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장애인 거주시설 ‘계명원’의 입소자 학대와 조직적 비리 의혹이 제기됐으나 경찰 조사가 한 달 넘게 미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동조합 등은 이와 함께 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자행된 학대 정황을 추가로 폭로했다.

계명원 수사 및 책임자 처벌 촉구 하는 민주노총(사진=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포경찰서와 마포구청은 계명원 의혹에 대해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공익제보자 A씨는 지난달 의혹 제기 이후 시설측에서 제보자 색출과 증거 인멸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A씨는 “마포구청이 지난달 14일 계명원을 상대로 행정특별감사를 진행하자 원장이 이미 부당하게 해고된 종사자에게 연락해 회유를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인지·행동적 취약성을 가진 발달장애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종사자들의 가학적 행위 정황도 추가로 공개됐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종사자는 액체류 중독 증세가 있는 시설 이용자의 특성을 악용해 개인 텀블러에 식초 등 자극적인 주방 재료를 넣어 마시도록 유인한 뒤 이를 방관하고 조롱했다.

또 이용자가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복부를 상습적으로 꼬집는 신체적 폭력을 지속해 이용자들이 정서적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앞서 노조와 A씨는 지난달 초에도 마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명원 내 장애인 학대와 채용 비리, 보조금 부정 사용 의혹 등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계명원 원장과 선임팀장이 기존 조리원과 사무원의 퇴사를 압박한 뒤 각각 자신의 배우자를 채용했을 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텀블러로 시설 이용자의 머리를 때리는 등 가혹 행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공적 재정으로 운영되는 시설에서 벌어진 이번 사안은 단순한 내부 갈등이나 운영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장애인의 권리와 존엄을 짓밟고 사회복지 공공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포경찰서는 의혹에 대해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마포구청과 관계기관 또한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실질적인 진상규명과 엄중한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청우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 평등인권국장은 “문제제기 후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어떠한 결론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수사에 긴 시간이 들어갈수록 증거는 지워지고 처벌은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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