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적어낸 번호로 사적 연락한 소방서 면접관 '무죄'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0일, 오전 05:30

서울동부지방법원 동부지법 로고

면접 과정에서 알게 된 지원자의 전화번호로 사적 연락을 한 소방서 채용 면접위원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정현석 최복규 맹현무)는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부적절한 행위였지만,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적용된 조항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A 씨는 한 소방서 공무직 채용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알게 된 응시자 B 씨의 휴대 전화번호를 별도로 보관했다가, 면접 이후 전화를 걸어 사적인 용도로 연락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응시자에게 "면접이 인상적이었다. 유튜브를 제작해야 하는데 만나서 알려달라"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A 씨가 수집 목적 범위를 넘어 개인정보를 이용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쟁점은 A 씨에게 개인정보보호법상 법인과 행위자를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해당 소방서가 법인에 해당하는지였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제74조(양벌규정)는 법인이나 개인의 업무와 관련된 위반행위가 있을 경우, 행위자뿐 아니라 해당 법인 또는 개인도 함께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 규정은 처벌 대상이 되는 주체를 '법인 또는 개인'으로 한정한다.

또 제74조 2항은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법인·개인의 업무에 관해 71~73조(벌칙 조항)에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 외에 법인·개인에게도 해당 벌금형을 과한다'고 정하고 있다.

1·2심은 소방서를 개인정보처리자로 보고 A 씨가 그 사용인으로서 양벌규정상 행위자에 해당한다며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A 씨는 법리 오해를 이유로 상고했다.

판결은 상고심에서 뒤집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3월 "소방서는 법인격이 없는 공공기관에 해당한다"며 "법인격 없는 공공기관에 대해 양벌규정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판단해 사건을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가 무죄 판결을 받게 되자 법을 개정해 유사 사례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을 근거로 "방대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공공기관 소속 종사자의 위법 행위에 대해 처벌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달 13일 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 법률안은 양벌규정의 적용 대상에 법인격이 없는 공공기관을 명시적으로 포함해 공공영역에서의 개인정보 보호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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