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야놀자 '갑질' 재판行…"쿠폰 소멸해 숙박업체 371억 피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0일, 오전 11:16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온라인 숙박 앱(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과점하는 여기어때와 야놀자가 제휴 숙박업체에 판매한 할인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킨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두 회사의 이같은 행위는 불공정 수익모델로 ‘갑질’로 판단, 두 법인은 물론 여기어때 창업주를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20일 여기어때·야놀자 법인과 여기어때 창업주이자 전 대표이사인 심명섭 씨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여기어때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야놀자는 2017년 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각각 제휴 모텔 등 숙박업체에 할인쿠폰을 판매한 뒤 업체가 사용하지 못한 잔여 쿠폰을 임의로 소멸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규모는 여기어때 약 359억원, 야놀자 약 12억1000만원이다.

두 회사는 자사 앱에 노출되는 광고 상품에 할인쿠폰을 결합해 숙박업체에 판매했다. 중소형 숙박업소의 86%가 여기어때에, 95%가 야놀자에 입점해 있고 숙박앱 매출 의존도가 60% 이상에 달해 업체들은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로 쿠폰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검찰은 두 회사가 유효기간이 지난 쿠폰을 소멸시켜야만 다시 쿠폰을 팔 수 있는 구조 자체를 불공정 수익 모델로 봤다.

특히 여기어때는 쿠폰 유효기간을 불과 1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놀자는 최소 1개월로 설정해 연평균 피해액이 약 1억7000만원인 반면, 여기어때는 연평균 약 60억원에 달한 까닭이다.

검찰은 이같은 쿠폰 정책을 설계해 중소상공인들에게 약 359억 원의 손해를 끼친 최종 책임자로 심 씨을 지목했다. 심 씨는 2018년 2월경 할인쿠폰 구조를 보고받고 최종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여기어때를 영국계 사모펀드에 약 3000억원에 매각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대한숙박업중앙회가 2020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두 회사를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약 5년이 지난 지난해 6월에서야 형사고발 없이 과징금만 의결했다. 과징금은 여기어때 10억원, 야놀자 5억4000만원으로 범행 규모에 비해 경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기소할 수 있는 ‘전속고발제’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더라도 감사원장,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조달청장은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이유로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다.

이에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 1월 14일 피해 업체 수가 많고 위반이 장기간 지속됐으며 두 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높다는 점을 들어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이후 공정위는 2월 13일 두 회사를 고발했고, 검찰은 3월 10일 압수수색에 나섰고,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갑의 혐의’가 추가로 확인되자 검찰은 이달 8일 심 씨에 대한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과징금은 기업에 위하 효과가 전혀 없는 수준인 데다, 과징금을 기계적으로 상향하더라도 결국 소액주주·채권자는 물론 소비자인 일반 국민에게 손해가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고발요청권 행사 배경을 설명한 뒤 “이번 사건은 온라인 플랫폼이 수천 명의 중소상공인에게 ‘갑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실효적인 형사제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실증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 수사 개시 이후 여기어때는 2022년 2월부터 2025년 10월 사이 입점업체가 사용하지 못한 쿠폰이 광고 대금의 10%를 초과하는 경우에 대해 유효기간이 충분히 보장된 쿠폰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확약했다. 야놀자도 피해액에 상응하는 12억원 상당의 상생쿠폰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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