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품는 땅…토양 활용 탄소 흡수·제거 기술 개발 착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06:14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정부가 토양을 활용한 탄소 흡수·제거 기술 개발에 나선다. 대기나 식생보다 방대한 탄소 저장 능력을 품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토양을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사진=뉴시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1일 서울 중구 상연재 서울역점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기여를 위한 토양기반 환경기술 개발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토양이 탄소 저장 면에서 얼마나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는지는 수치가 잘 보여준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토양의 탄소 저장량은 1700PgC(페타그램)로, 대기(870PgC)와 식생(450PgC)을 훌쩍 웃돈다. 이 때문에 토양은 대기·식생보다 더 큰 탄소 저장고로 평가받고 있으며 토지이용 및 관리에 따라 보다 효과적으로 탄소를 흡수·제거할 수 있다. IPCC가 2022년 4월 발간한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10대 탄소제거 기술 중 4가지를 토양 기반 기술로 채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정부가 시작하는 세부 과제는 총 5가지다. △바이오차 활용 기술 △강화된 암석풍화 기술 △토양탄소 흡수·제거 통합영향평가 모델 △물리화학적 유망기술(유무기 복합체) △융합형 유망기술(인공지능 예측 모델)이 동시에 추진된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로 목재·농업잔사·유기성폐기물 등을 고온 열분해한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나무 등에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소각하거나 매립하면 다시 대기로 돌아가지만, 바이오차는 열분해 과정에서 탄소가 안정적인 구조로 변화해 토양에 살포하면 탄소를 장기간 붙잡아둘 수 있다.

강화된 암석풍화 기술은 칼슘·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암석을 잘게 갈아 토양에 뿌리는 방식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탄산염 형태로 흡수되고, 이 탄산염이 토양과 수계, 해양에 남아 탄소를 가둬두는 원리다.

아울러 통합영향평가 모델 과제에서는 이 같은 기술들이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도구를 개발한다. 물리·화학적 유망기술과 융합형 유망기술 등 마지막 두 과제는 유무기 복합체를 활용한 탄소 장기 안정화와 AI 기반의 소재 개발·탄소 흡수 예측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업은 공모 단계부터 공공활용과제로 분류돼 향후 기후부가 지정하는 기관이나 사업자는 개발 기술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기술들을 국가 온실가스 목록(인벤토리) 보고 체계와 연계해서 실질적인 감축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영 기후부 물이용정책관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배출량 저감뿐 아니라 신규 흡수원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탄소 저장고로서 높은 잠재력을 가진 토양의 탄소 흡수·제거 기능을 이번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적극 촉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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