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중장년 무릎 뒤 쪽 아픈 오금 통증, 퇴행성 관절염 아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06:20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무릎 통증이라고 하면 흔히 무릎 앞쪽이나 관절 안쪽 통증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중장년층 환자들 가운데서는 무릎 앞 통증보다 오금(무릎 뒤)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 단순한 근육 문제로 여기고 넘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퇴행성 관절염의 초기 또는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 필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관절 내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연골 손상이 진행되면 관절 안에서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관절액이 늘어나면서, 무릎 뒤쪽 관절낭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오금 부위에 묵직하거나 당기는 듯한 통증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오래 서 있거나 걷고 난 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을 완전히 굽히거나 펼 때 오금 통증이 반복된다면, 관절 내부 변화가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무릎 연골이 손상되면 관절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그 부담이 무릎 뒤쪽 구조물로 전달된다. 이로 인해 관절낭이 늘어나거나 연부조직에 긴장이 생기며 오금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절액이 뒤쪽으로 고이면서 무릎 뒤가 뻐근하거나 불편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통증은 단순히 “무릎 뒤가 아프다”는 표현으로 지나치기 쉬워, 정작 관절염 진단 시기를 놓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오금 통증이 반복된다면 퇴행성 관절염뿐 아니라 반월상 연골판 파열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연골을 보호해 관절염 진행을 늦추는 중요한 구조물이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노화와 퇴행성 변화로 연골판이 약해지면서,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일상적인 보행이나 가벼운 동작 중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할 유형이 오금 쪽 통증이 두드러지는 ‘후각 기시부 파열’이다. 이는 무릎 뒤쪽에서 연골판이 시작되는 부위와 종아리뼈가 연결되는 부위 인근에서 발생하는 파열로, 무릎을 굽히는 동작에서 통증이나 불편감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유형의 파열은 일상생활 중 특별한 외상 없이 갑자기 오금 부위에서 ‘뚝’하는 느낌이 든 뒤, 곧바로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무릎을 굽히거나 체중을 실을 때 통증이 뚜렷해지며, 앉았다 일어날 때, 낮은 의자에서 일어설 때, 계단을 내려갈 때 오금이 당기거나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후각 기시부 파열일 수 있으니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오금 통증이 동반된 경우, 퇴행성 관절염 자체보다는 연골판 파열처럼 통증을 직접 유발하는 병변에 대한 치료가 우선 고려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환자의 연령, 파열 형태와 범위, 무릎 전반의 상태를 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증상이 경미하고 관절 안정성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근력 강화 운동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 조절과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큰 제한이 있거나, 관절 기능 저하가 뚜렷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중장년층의 오금 통증은 흔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통증’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그 이면에는 퇴행성 관절염이나 반월상연골판 파열처럼 치료 시점을 놓쳐서는 안 되는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무릎 앞이 아닌 뒤쪽에서 시작된 통증일수록, 보다 세심한 관찰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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