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 장관 "학생 준다고 교육교부금 줄이지 말아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7:28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줄이는 데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교육교부금 제도의 개편을 시사한 이후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육교부금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최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시 중구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생 숫자가 감소하니 교육교부금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시 중구에서 '정부 출범 1주년 교육부 장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최교진 “학생 줄어서 교육 예산 축소? 동의 어려워”

그는 “늘어나는 세수를 어떻게 쓸 것인지 합리적인 방안을 같이 고민할 수는 있다”면서도 “시설 개선이 필요한 학교가 여전히 많고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나 기초학력 보장 등을 위한 교육투자를 위해서도 예산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교육교부금을 확 줄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교부금 개편 관련 논의는 박홍근 장관이 지난달 2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공론화를 거쳐 (교육교부금의)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박 장관은 “학령인구는 크게 감소했고 내국세는 증가해 지방교육 재정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이미 정부 안에서 여러 관련 부처와 (교육교부금 개편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되는 방식으로 편성된다. 학생 수가 줄어도 내국세가 늘어나면 교육교부금도 증가하는 구조다. 각 시·도교육청은 중앙정부에서 교육교부금을 이전받아 예산으로 활용하며 교육청 예산 중 약 70% 이상이 교육교부금이다.

정부는 학생 수 감소에 맞춰 교육교부금을 줄이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장관은 세수 확대 시 교육교부금이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육 투자에 필요한 적정 규모의 예산 역시 확보해야 한다며 교육교부금 축소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것이다.

대구시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교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
“체험학습 안전사고, 중과실 아니면 교사 면책할 것”

최 장관은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 면책권에 관해서는 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께선 현장체험학습의 안전사고에 대해 교사에게 책임을 물으면 교사가 어떻게 현장체험학습을 나가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며 “현장체험학습을 갈 때 교사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제도를 마련하려 한다”고 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법무부도 현장 교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어 (법 개정을 위한) 부처 간 논의는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교사들이 면책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책 내용에 관해서는 최 장관과 장 실장 모두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을 갔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며 부담을 느끼고 있다. 4년 전 강원도 속초로 현장체험학습을 나간 초등학생이 안전사고를 당하고 이로 인해 교사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교사들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현행 학교안전법은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가 사후 조치를 취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에 대해서는 면책 관련 규정이 없다. 법원이 교사들이 사고 발생 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유죄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교사들이 형사처벌 부담감을 느껴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최 장관에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 4개 만들기’로 축소는 오해…선정 대학 단계적 확대”

최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대표 교육정책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서울대 4개 만들기’로 축소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달 15일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하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거점국립대 3곳을 선정해 예산을 집중지원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교육부는 5년간 총 4조원을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투입할 예정인데 올해 순증한 거점국립대 예산은 46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올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연차별로 선정 대학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장관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려 한다”며 “어느 지역의 거점국립대를 선정할지 판단하는 기준은 범정부적인 협의를 거쳐 다음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주희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범정부적인 국토 대전환 프로젝트와의 정합성, 산업 입지나 기업 이전 등 지역 여건, 대학의 준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지난 15일 교육부가 주최한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교원 3단체가 불참한 데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거의 모든 교원단체에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와달라고 제안했지만 각 단체마다 사정이 있어 오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크게 섭섭하지는 않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만 “스승의 날에 다같이 모여 이 시대의 교육에 관해 의견을 모으고 교사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이라 전교조 성향의 교원단체들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관해서는 “모든 교원단체를 소중하게 여기고 모두와 대화하고 싶다”며 “어떤 단체도 소외시키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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