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고등학교의 고교학점제 문제.(입법조사처 보고서 갈무리)
2025년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가 2년 차를 맞았지만 소규모고교에서는 과목 개설과 교원 확보가 어려워 교육 기회 불평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5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내신 성적 관리에도 불리하다는 평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1일 '고교학점제는 소규모고교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있는가: 경북, 전남 지역 고교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소규모고교에서는 크게 △과목 개설 수와 교원 수 부족 △대입 내신 유불리 논란 △순회교사 의존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공동교육과정·온라인학교 운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본격적으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고등학교 2학년 기준 평균 선택과목 개설 수는 서울이 40개인 반면 경북은 30개, 전남은 27개에 그쳤다.
교사 수 격차는 더 컸다. 경북 소규모고교의 평균 교사 수는 12명으로 그 외 고교 40명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전남도 소규모고교 9명, 그 외 고교 33명으로 차이가 컸다. 소규모고교일수록 교사 1명이 여러 과목을 맡는 다과목 지도가 불가피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순회교사 의존도도 높았다. 순회교사를 운영하는 학교 비율은 경북 소규모고교가 72.2%, 전남 소규모고교가 58.8%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전체 고교(39%)나 경북·전남 일반 고교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소규모고교에서 상치교사 사례와 비정상적 교원 운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고도 짚었다. 선택과목 운영을 위해 정규 교원을 선택과목에 우선 투입하고 공통과목에는 기간제교사를 배치하거나, 전공이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특성화고의 경우 실습교사 부족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용접 등 실습 중심 과목조차 교원 부족으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산업 현장 안전과 직결되는 실습 교육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것은 학생 안전교육 측면에서도 우려가 크다"고 했다.
내신 체제 역시 소규모고교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행 5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수강 인원이 9명 미만인 소인수 강좌가 많아져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자체가 없거나 성적 관리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교육과정과 온라인학교 의존도 역시 소규모고교에서 높게 나타났다. 교외 공동교육과정 운영 비율은 경북 일반 고교 18.4%, 전남 일반 고교 17.8%였지만 소규모고교는 각각 44.4%, 41.2%에 달했다.
다만 공동교육과정과 온라인학교는 현재 절대평가 방식으로 운영되는 반면 일반 고교는 교내 선택과목 상대평가가 가능해 대입 경쟁에서 소규모고교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입법조사처는 제도 안착을 위해 소규모고교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행정·재정 지원 근거를 신설하고 최소 필수교사 기준 마련, 최소 교사 미달 학교 순회교사 차출 금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청이 직접 강사 인력 풀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온라인학교 운영을 위한 코티칭 인력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동교육과정에 대해서는 교육과정 정보·교통·안전 등을 통합 지원하는 원스톱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언급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