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교사 등 신고의무자 미성년 강제추행 가중처벌 조항 '위헌'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1일, 오후 03:20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지난 3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6.3.26 © 뉴스1 구윤성 기자

아동·청소년의 보호·감독 관계에 있는 신고의무자가 강제추행 범행을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규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1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제18조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관련 부분에 대해 제청한 위헌제청 심판에서 재판관 7(위헌)대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A 씨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6학년 여학생인 B 씨 등을 강제추행했다는 내용의 공소사실로 성폭력범죄 특별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죄로 기소됐다.

A 씨의 사건을 심리하던 법원은 공판 중 검사의 신청에 따라 적용 혐의에 신고의무자의 성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그러자 A 씨는 해당 제18조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관련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심판을 청구했다.

청소년보호법 제18조에서는 성범죄 신고의무자가 자기의 보호·감독 또는 진료를 받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해 강제추행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특례법 제7조 제3항에서는 13세 미만에 대해 형법상 강제추행죄를 범한 사람을 징역 5년 이상 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가중처벌에 대한 조항이 도입될 당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다. 그런데 이후 법이 개정되면서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신고의무자가 강제추행죄를 범하게 되면 법정형이 7년 6개월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7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7년 6개월 이상의 유기징역만 남게 된 것이다.

헌재는 이 규정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헌재는 "강제추행죄는 폭행·협박이나 추행의 행위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그에 따라 불법성의 경중 역시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부터 유사강간에 비견될 정도로 중대한 것까지 그 폭이 넓다"며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가 신고의무자에 의해 범해진 경우에도 법정형의 폭도 넓게 해 각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의무자의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 행위를 통틀어 하나의 범죄로 구성하면서 법정형 하한을 징역 7년 6개월로 정해 추행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경우에도 감경사유가 없는 한 3년 9개월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은 형사정책적 이유를 고려하더라도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범죄의 죄질과 행위자 책임의 다양성에 따라 적절한 양형을 할 수 없게 해 책임주의와 형벌개별화 원칙에 반한다"며 "각 행위의 개별성에 맞춰 그 책임에 알맞은 형을 선고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형두·김복형 재판관은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고도의 위험과 책임이 중첩적으로 집중된 특수범행에 대한 최저형을 상향한 것으로 입법목적과 공익의 중대성이 분명하게 인정된다"며 "입법자가 특정한 범죄 영역에서 실형 중심의 일반예방효과를 분명히 하려는 정책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일반 강제추행이나 13세 이상 대상에 대한 범죄와는 본질적으로 이질적"이라며 "초·중등학교 종사자에 관한 부분의 상대적으로 높은 하한은 관계 남용·신뢰 침해의 중대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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