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 뉴스1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의 '자리 배치도'를 근거로 허위공문서 작성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주요 정치인을 잡으러 다닌다'는 보고를 소문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국회에 지체없이 보고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지난 21일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조 전 원장에게는 △직무유기 △국가정보원법 위반 △증거인멸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위증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허위공문서 작성과 동행사, 위증 혐의만 유죄로 보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혐의 중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문건을 수령한 사실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실'에 대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조 전 원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듣거나, 목격한 바가 있느냐는 내란국조특위 위원 질의에 "국정원장은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받은 바 없으며 관련 지시문건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듣거나 목격한 바도 없다"라고 작성해 제출했다.
재판부는 "당시 집무실 자리 배치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윤석열의 정면에 앉아 있었던 점, 윤석열이 비상계엄 선포 예정이라는 이례적인 발언을 한 점, 집무실 원탁에 다른 문건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으로서는 윤석열 및 조태열(전 외교부 장관)에게 시선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조태열이 윤석열로부터 문건을 교부받는 장면을 피고인이 목격하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을 둘러싼 핵심 혐의인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국가정보원법 제15조에 따른 보고의무가 발생하지 않았고 설령 보고하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취지에서다.
국가정보원법 제15조 제1항은 '국정원장은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대통령 및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보고를 비상계엄 과정에서 발생한 소문 내지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치인 체포를 보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국가정보원법 제15조에 따른 보고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아울러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실시간으로 중계됐으므로 피고인이 이와 관련해 보고할 실익도 거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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