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병, 카페, 사채"… 거짓말로 3억 뜯어 도박 탕진한 40대, 집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2일, 오후 03:08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지인들에게 아버지 병환, 카페 운영 등 각종 거짓말로 돈을 빌린 뒤 전부 도박에 탕진한 40대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공지능(AI)로 생성한 이미지.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단독(판사 강경묵)은 지난 12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40)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수년에 걸쳐 지인 4명을 상대로 수법을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돈을 뜯어냈다. 피해액은 총 3억2700만원 상당이다.

A씨는 ‘비트코인 사채를 썼는데 650만원이 부족하니 아버지 원룸 건물 보증금으로 갚겠다’는 사기, ‘아버지가 혈액암으로 혼수상태인데 병원비가 급하다’는 사기, ‘이디야 카페를 운영하는데 카드 분실로 발주비가 부족하다’는 사기, ‘아버지 건설업체를 통해 폐업 회사 자재를 싸게 사서 되팔면 수익이 난다’는 사기 등 피해자마다 명목을 달리하며 돈을 받아 챙겼다.

그러나 A씨에게는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아버지가 혈액암으로 서울에서 진료를 받거나 혼수상태였던 사실도 없었고, 카페를 운영한 적도 없었다. 빌린 돈은 대부분 도박자금으로 탕진됐다.

피해는 한 명에게 수년간 집중되기도 했다. 피해자 한 명에게는 2019년 1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67회에 걸쳐 약 9996만8000원을,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2024년 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총 27회에 걸쳐 약 1억2177만5000원을 뜯어냈다. 나머지 피해자들에게도 각각 수천만원씩 피해가 발생했다. 이 씨는 2025년 1월에도 “아버지 신약 투약 병원비가 부족하다”며 지인에게 100만원을 편취하는 등 범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들은 별도로 배상명령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모두 각하했다. 대부분이 A씨와 합의를 마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추가로 배상해야 할 금액의 범위를 형사재판에서 명확히 확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다수의 피해자들을 기망해 3억2700만원 가량을 편취했고 대부분을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금액의 규모, 범행 수법 및 동기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씨가 범행을 순순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피해자 대부분과 합의가 이뤄진 점,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를 위해 피해금 상당액을 형사공탁한 점, 초범인 점 등을 종합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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