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소주병' 아버지 집앞 두고 간 아들…대법 "특수협박 아냐"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5일, 오전 09:00


치사량의 메탄올을 넣은 소주병을 아버지 집 앞에 놓고 협박했더라도, 현장을 떠난 뒤 피해자가 발견했다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특수협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보복협박, 특수존속협박,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피해자 B 씨의 아들인 A 씨는 2024년 3월 11일부터 3월 19일까지 5차례에 걸쳐 치사량에 달하는 메탄올(함량 79.9%)을 담은 소주병을 B 씨 집 현관문 앞에 가져다 놔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소주병에는 이미 사망한 할머니(B 씨의 어머니) 명의로 작성한 메모 'OO(B 씨 이름)아. 빨리 보고 싶다.. -엄마가-'가 부착돼 있기도 했다.

A 씨는 앞서 B 씨에 대한 특수존속폭행죄 등으로 1심 재판 중 변호인의 권유로 합의를 위해 B 씨를 찾아갔지만, 대화를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협박죄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을 협박했을 때 적용된다.

1심은 A 씨에 대한 특수존속협박 등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심 또한 1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보복협박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봤다. 메탄올 소주병을 둔 행위 자체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고 협박의 고의도 인정된다는 것이다.

다만 특수존속협박죄는 인정하지 않았다.

A 씨는 B 씨가 소주병을 발견하기 전 이미 현장을 떠난 만큼, A 씨가 범행 당시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며 해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인 상태가 아니었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메탄올이 든 소주병을 협박 범행에 이용하였더라도 이를 '휴대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또한 "소주병은 협박의 내용을 전달하는 매개물일 뿐, 이를 휴대하여 협박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특수존속협박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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