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주민 참여형 에너지 전환으로 '에너지 자립 도시' 실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후 07:06

[봉화(경북)=이데일리 홍석천 기자] 경북 북부 산간지역인 봉화군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촘촘한 생활밀착형 에너지 전환 모델을 구축하며 ‘에너지 자립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발전단지 유치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나아가 발전 수익까지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면서 지방 소멸과 기후 위기 대응을 동시에 겨냥한 새로운 농촌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봉화군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중심을 ‘주민 체감형 복지’에 맞췄다. 외부 자본 중심의 태양광 개발로 인한 갈등이 아닌 주민들이 자기 집 지붕과 마당에 직접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단순한 발전량 확대보다 군민 생활비 절감과 에너지 복지 체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사진=봉화군
이 같은 정책은 실제 보급 성과로 이어졌다. 봉화군은 최근 인구 대비 자가용 태양광 보급률에서 전국 군 단위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정에너지 생산량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의 내륙 산간형 에너지 밀도를 보이며, 신재생에너지 분야 선도 지자체로 자리매김했다.

성과의 배경에는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보급 사업이 있다. 봉화군은 읍·면 단위로 순차적인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을 추진하며 사실상 전 행정구역에 걸친 보급망 구축에 나섰다. 특정 지역에 한정된 시범사업 수준을 넘어 군 전체 생활권을 에너지 전환 체계 안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주민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면서 향후 사업 확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봉화군의 에너지 경쟁력은 생활형 태양광에만 머물지 않는다. 석포면 오미산 일대에는 국내 최대 수준의 육상 풍력단지가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는 지역 전력 소비량 상당 부분을 감당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가 생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규모 양수발전소 유치까지 확정되면서 봉화는 경북 북부 에너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봉화군
특히 오미산 풍력발전은 단순한 발전사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주민과 지자체,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형 모델을 정착시키며 전국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발전시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한 점은 향후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새로운 방향으로 평가된다.

봉화군은 한발 더 나아가 주민들이 직접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설비를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 주민이 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되고, 마을 단위 공동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군은 입지와 주민 참여도 등을 고려해 대상 마을을 선정하고, 사업 계획 수립과 공모 절차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사진=봉화군
또 다른 미래 전략인 영농형 태양광 사업도 준비 중이다. 농업과 발전을 병행하는 방식인 만큼 농지 보존과 주민 수용성을 함께 고려해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생활형 태양광 사업을 경험한 주민들의 정책 신뢰도가 높아 향후 확장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봉화군의 분석이다.

봉화군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단순한 발전사업 유치를 넘어 지역소멸 대응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에서 에너지 복지와 주민 소득, 공동체 수익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그동안 주민 체감형 복지 정책과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 온 결과가 전국 최고 수준의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햇빛소득마을과 영농형 태양광 사업 등을 지속 추진해 봉화군을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 자립 농촌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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