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토끼 긴급차단’ 문체부 이어…성평등부, 방미심위 차단 기능 넘겨받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7일, 오후 04:18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1일부터 콘텐츠 불법사이트에 대한 직접 차단에 나선 데 이어 성평등가족부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유포된 성범죄물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면 성범죄물 차단 과정에서 ‘피해자성’을 입증하지 않아도 돼 피해자가 별도의 소명을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걸려 있는 '삭제지원팀' 팻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27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그동안 방미심위가 담당한 성범죄물 접속 차단 기능 일부를 넘겨받기 위해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간 성범죄물 차단 과정에서 방미심위는 꼭 거쳐야 하는 관문격이었다. 디지털성범죄센터(디성센터)에서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한 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방미심위 심의를 거쳐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성평등부는 법 개정을 통해 일부 사이트에 한해 직접 URL 차단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음란물 중심의 유해사이트는 방미심위에서 사이트 전체를 차단할 수 있었지만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에 불법촬영물이 게시될 경우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이들 사이트는 전체 차단이 어려운 데다 게시물 URL을 개별적으로 심의해야 해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 성평등부는 해당 URL 정보를 직접 기간통신사업자(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에게로 보내 신속한 차단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준비는 성범죄물 피해자 구제를 다른 권리보다 앞세우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에 따르면 방미심위의 설립은 ‘방송미디어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권익을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미디어를 차단함으로써 얻는 공익이 표현의 자유보다 더 크다고 판단할 때 사이트 차단이 이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방미심위의 심의 과정에서는 피해 당사자가 확실한지, 가슴이나 성기가 노출되는지 등 엄격한 기준을 요구했다.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서 신분증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한계도 있었다. 반면 성평등부는 디성센터가 불법촬영물 삭제요청 과정에서 이미 피해자를 식별했다고 보고 이러한 기준을 적용치 않을 계획이다. 피해자들의 입증 부담을 한층 더는 셈이다.

성평등부 외 타 부처에서도 방미심위의 역할을 이어받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미 문체부는 방미심위를 거치지 않고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다. 지난 11일 ‘저작권 침해 불법사이트 긴급 접속 차단법(개정 저작권법)’이 시행되면서부터다. 문체부가 사이트를 적발해 문체부 산하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에 통지하면 위원회는 5일 이내 심의 및 의결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문체부 장관이 즉시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을 의식한 듯 김우석 방미심위 위원은 11일 전체회의에서 “우리 위원회 고유의 업무를 하나둘씩 다른 부처가 가져가고 있다”며 “정부 내 다양한 창구에서 온라인 피해가 구제될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위원회가 설립된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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