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사진=연합뉴스)
A씨는 2023년 11월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제네시스 G80 차량을 4700만원에 매물 등록했다. 같은 달 성명불상의 C씨는 B씨를 사칭하고 해당 차량을 매수하겠다며 차량 이전에 필요한 서류와 차량을 중고차 매매상사로 가져오라 요청했다. C씨는 동시에 B씨에게 앞선 차량을 매도하겠다고 제안했고 B씨는 이를 3850만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A씨에게 ‘A씨가 직접 차량을 가지고 온 사실을 B씨가 알게 되면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A씨에게 탁송기사인 것처럼 행동해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차량을 인도받은 B씨는 탁송기사 연기를 한 A씨 명의 계좌로 매매대금 385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C씨는 ‘세금 때문에 그러니 3850만원이 입금되면 이를 다시 지급해달라, 그러면 4700만원을 다시 보내주겠다“고 제안했고, A씨는 이에 따라 C씨가 알려준 계좌로 송금을 했지만 C씨는 잠적했다.
결국 차량을 넘기고도 4700만원을 받지 못하게 된 A씨는 B씨에게 차량 반환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C씨가 A씨로부터 3850만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차량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매매계약 내용의 본질적 사항인 매매대금에 관해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차량의 매매에 대해 직접 협의한 바가 전혀 없었다“며 ”성명불상자(B씨)는 원고나 피고를 대리할 만한 어떠한 권원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2심은 C씨가 A씨에 차량을 반환할 의무는 인정하면서도, A씨에겐 매매대금 3850만원이 실질적 이득으로 귀속됐다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반환 의무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 판단은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비록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이 개재됐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자동차의 소유자로서 한 이 사건 자동차 인도 행위와 피고가 한 금전 지급 행위는 그 매매에 따르는 분리불가능한 일련의 행위에 해당한다“며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이 실질적으로 귀속하지도 않은 채 곧바로 성명불상자에게 이전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더불어 대법원은 ”원고가 비장성적인 거래행위의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음에도 이를 무릅쓰고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매매대금을 반환하였다면 이는 이 사건 매매대금이 원고에게 귀속된 이후의 사정이자 별도의 처분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A씨에게 매매대금 3850만원 반환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