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자살예방대책 나온다…7대 위험군 세분화 해 맞춤 대응[only 이데일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전 05:4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자살예방 정책의 틀을 전면 재설계한다. 청소년, 위기가구, 사회적 고립가구 등 자살 고위험군을 지금보다 세밀하게 분류해 맞춤형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2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제6차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오는 9월 발표를 목표로 제6차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현행 제5차 기본계획은 2023~2027년 적용을 전제로 마련된 만큼 원칙대로라면 내년에 차기 계획을 수립해 2028년부터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자살 양상 변화와 국정 기조 전환을 반영하기 위해 계획 수립과 시행 시점을 모두 앞당겨 2027년부터 새 계획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자살을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할 ‘사회적 위험’으로 재정립하는 데 방점을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자살예방 기본계획 수립·적용 모두 앞당겨 재설계

정부가 제6차 자살예방 기본계획 수립 시점을 앞당긴 것은 단순한 일정 조정 이상의 의미다. 기존 계획의 연장선이 아니라 자살 문제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대응 방식을 다시 설정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반영해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살을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면서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해 8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20년 넘게 OECD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도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으로 볼때 자살자가 이렇게 많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언급하며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이다. OECD ‘한눈에 보는 건강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3.2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평균(10.7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 남성 자살률은 33.9명, 여성은 14명으로 성별 지표 역시 모두 OECD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행 제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도 자살을 예방 가능한 사회 문제로 보고 고위험군 집중관리와 지역사회 중심 안전망 구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자살 위험 양상이 세분화하고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 경제적 위기가구 증가, 사회적 고립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기존 대응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보완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자살 ‘사회적 재난’ 인식 반영…고위험군 맞춤형 대응

정부는 새 기본계획에 청소년·위기가구 등 이른바 ‘7대 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대응 전략을 담을 예정이다. 위험군별 발굴 경로와 지원 방식, 개입 기관을 세밀하게 설계해 정책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매달 국무회의에 관련 안건을 상정해 관계 부처의 세부 대책을 보고받고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오는 9월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청소년 분야는 교육부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 등이 참여해 부모와의 관계 회복, 학교·지역사회 연계 강화 등을 담은 정신건강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위기가구와 사회적 고립 위험군 가운데 하나인 5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대책 등도 순차 보고될 예정이다.

이러한 기조는 최근 복지부의 자살예방 대책에도 반영됐다. 복지부는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자살 고위험군 긴급대응·위기해소 강화 방안’을 보고하고 자살 관련 긴급 상황 전 과정에 개입하는 24시간 대응체계 구축과 고위험군 발굴 강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범부처 취약계층 지원기관도 기존 3개에서 올해 16개로 확대하는 한편 고독사 위험군과 위기가구를 정신건강·복지서비스와 연계하는 체계도 강화한다.

상담 인프라도 확충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수요 증가에 대응해 현재 150명 수준인 상담 인력을 연내 200명 규모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신속한 인력 보강을 주문했다. 복지부는 국무회의 직후 관련 예산을 확보해 조만간 채용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기본계획은 자살 고위험군을 보다 세분화해 맞춤형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등 현재 상황에 맞게 자살예방 정책 전반을 재설계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대통령이 자살예방을 주요 정책 과제로 강조한 만큼 내년도 관련 예산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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