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교원단체들과 가진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교육부 제공)
앞으로 학교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라면 그 책임을 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강원 속초의 한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중 학생 사망 사고로 유죄 판결이 내려진 교사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체험학습 준비 과정에서 대부분 교사가 떠안는 행정 업무 부담도 최소화한다.
교육부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안전한 환경 속 배움이 숨 쉬는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 줄어드는 현장체험학습이 교사에게 몰리는 과중한 책임 영향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내놓은 대책이다.
고의·중과실 없다면 교사 면책…법률 지원도 강화
핵심은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 면책권 강화다.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라면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한다는 게 골자다. 그동안 교육계의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미적용 요구가 받아들여진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민사상 책임과 형법 제268조를 포함한 형사상 책임을 면제하고 안전사고 관리 지침에 사전 예방조치를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안전법 개정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한 뒤 당시 교사가 지난해 결국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 추진할 관련 법령 개정까지 끝난다면 교사의 책임을 면하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계부처와 협의해 관련 수사 지침도 손질한다. 경찰은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에 따라 교사를 상대로 입건 전 조사 혹은 수사에 착수한 경우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라면 이를 감안해 처리하기로 했다.
교사 보호 법률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사고 발생 땐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전담 변호사도 지정해 법적 대응 전 과정을 돕기로 했다. 교원 보호공제사업 등을 활용해 소송 비용과 배상 책임도 지원한다.
현장체험학습 가기 전 교사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앞으로 모든 민원은 '학교민원대응팀'을 중심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특이 민원은 학교장이 거부하거나 종결처리하고 학교에서 대응이 어려운 사안은 교육청이 지원하거나 직접 처리하도록 하는 식이다.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땐 교육감이 고발까지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안전 책임질 보조인력 확대…행정 업무 교육지원청 전담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앞으로 안전을 위한 보조인력 배치 기준은 기존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한다. 보조인력이 사고 예방과 대처, 학생 인솔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온라인 연수과정도 개발한다.
제주·경주 등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된 안심수학여행 서비스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수학여행단 숙박시설과 음식점, 체험시설 등을 전문가들이 사전에 점검해 안전을 확보하는 서비스다. 봄·가을 체험학습 집중 시기 관계부처와 '교통안전 합동 현장점검 집중기간'도 운영하기로 했다.
교사가 사고 책임을 떠안는 문제 못지않게 현장체험학습을 꺼리게 하는 과중한 행정 업무도 대폭 축소한다. 앞으로는 전국 모든 교육지원청에 배치된 현장체험학습 전담 인력이 기존 교사가 하던 계약이나 보조인력 배치, 안전 점검 등 관련 행정 업무를 도맡기로 했다. 또한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는 민간업체가 안전 관리까지 책임지는 현장체험학습 패키지 상품을 확대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안에서의 배움을 삶과 연결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며 "교사와 학생 모두를 보호하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양질의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했다.
kjh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