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시 사고 발생, 고의·중과실 아니면 ‘교사 면책’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후 02:01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앞으로는 현장 체험학습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라면 교사의 책임이 면제될 전망이다. 학생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을 호소해 온 교사들의 요구를 교육부가 수용한 결과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TP타워에서 열린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현장 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28일 발표했다.

현행법상 교사들은 안전사고 관리 지침에 따른 조치 의무를 다했다면 학생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지침은 사후 대응만을 담고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전사고 관련 소송이 대부분 사전 예방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제기되기 때문이다. 2022년 강원도 속초에서 발생한 체험학습 안전사고에서도 교사의 예방조치가 쟁점이 됐었다.

교육부는 안전사고 관리 지침에 예방 조치를 추가한 뒤 이를 현저히 위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면책이 가능하게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학교안전법 개정안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겠다는 얘기다. 김영진 교육부 학교정책관은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한 주의 의무를 상실한 경우를 제외하면 면책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부는 형사상 면책 범위에 ‘형법 제268조에 따른 형사책임을 포함한다’는 내용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형법 268조는 업무상 과실에 대한 처벌을 담은 것으로 그간 일부 교원단체는 이에 대해서도 ‘적용 예외’를 주장해 왔다. 교육부는 이런 요구를 수용,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형법 268조도 적용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체험학습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할 땐 교사에 대한 법률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고 발생 시 교육청 전담팀이 사고 수습을 지원하는 전담 변호사를 지정하고 이후 소송 대응까지 밀착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교사의 고의·중과실이 명백한 경우에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교원 보호 공제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교원 소송 비용이나 배상책임도 확대하기로 했다.

체험학습 시 보조 인력은 현행 ‘학생 50명당 1명’에서 ‘학급당 1명’으로 확대한다. 앞으로 개별 학교는 교육지원청의 행정 지원을 받아 종전보다 확대된 보조 인력을 배정받을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전국 모든 교육지원청에 현장 체험학습 전담 인력 배치도 추진한다. 교사들의 행정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다. 향후 교육지원청 전담 인력들은 △체험학습 관련 계약 △보조 인력 배치 △안전 점검 등 개별 학교의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아울러 학교에 대한 모든 민원은 학교 민원 대응팀을 중심으로 기관 차원에서 처리토록 했으며 악성 민원은 학교장이 거부할 수 있게 했다. 개별 학교가 대응하기 어려운 사안은 교육청으로 이첩, 처리토록 할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현장 체험학습은 학교 안에서의 배움을 삶과 연결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며 “교사와 학생 모두를 보호하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양질의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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