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미군 위안부' 피해자 "당시 나이 16세…후유증 지금도 심해"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9일, 오후 06:14

지난해 9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지촌 미군 위안부 주한미군 대상 손해배상청구소송 기자회견'에서 손솔 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주한미군의 성착취행위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5.9.8 © 뉴스1 김민지 기자

1950년대 주한미군 주둔지 기지촌에서 이뤄진 성매매 행위로 피해를 본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피해자가 직접 출석해 "당시 미군 부대에 신고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그때의 후유증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고 법정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정호)는 29일 '미군 위안부' 피해자 117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원고 측은 이날 변론에서 "당시 미군 당국은 미군 위안부 출입을 허용했고, 인종차별 해소라는 명목으로 성매매를 요구했다"며 "폭력적인 기지촌 구조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지촌 정화 운동의 일환으로 강제 연행했고, 미군이 누구라고 지목하면 해당 여성을 기지에 감금했고 응급처치 수단도 없이 페니실린을 투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과 공동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국가는 마땅히 보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공동 책임을 명확히 규명해 보편적인 인권 규범이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과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르면 공무집행 중인 미군 구성원 등이 법률상 책임을 지는 사고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우선 배상 책임을 지고, 이후 미군 측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원고 측은 이번 소송을 통해 기존 국가 배상 책임에 더해 미군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묻고 있다.

이날 변론에는 원고로 참여한 피해자가 직접 출석해 "사람 대접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수십 년 동안 살았다"며 "미군 부대까지 들어가 상대해야 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그는 16세에 피해를 봤다고 밝히며 "미군 허락 없이 들어갈 수 없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미군이 모르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미군의 잘못을 알리려고 용기 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 부대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21일 오후 3시에 다음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1950년대 주한미군 주둔지 기지촌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성매매 행위로 피해를 본 여성들이다.

앞서 2022년 대법원은 기지촌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 120여 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주도해 미군 기지촌을 조성·관리·운영하고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정당화하고 조장한 행위는 위법"이라며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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