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에 필요한 택배를 찾지 못해서'
'기분이 좋지 않아서'
'돈을 빌려주지 않아서, 또는 자신이 돈을 잃어서'
이 모 씨(29·남)에게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모든 일은 A 씨(32·남)를 때릴 수 있는 이유였다.
모 에어컨 설치업체 소속 동료였던 두 사람. 나이는 A 씨가 더 많았지만 실세는 이 씨였다.
이 씨의 폭력이 시작된 것은 2024년 8월쯤부터였다.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작업 중이었던 이 씨는 A 씨가 작업에 필요한 택배를 잘 찾지 못하자 그의 옷깃을 잡아 밀치고 얼굴에도 손찌검했다.
업무 중 발생한 폭행은 이내 일상이 됐다. 이후로 이 씨는 기분이 좋지 않아서, A 씨가 돈을 빌려주지 않아서, A 씨에게 게임에서 져서, 캐치볼을 하다가 A 씨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등등의 온갖 이유로 폭력을 휘둘렀다.
수사를 통해 확인된 폭행 횟수만 8개월 사이 14차례에 이른다. A 씨는 얼굴부터 허벅지·정강이·겨드랑이까지 신체 곳곳을 맞고, 걷어차이고, 꼬집혔다.
그런가 하면 이따금 전자담배·라이터 같은 인화성 물건이나 날카로운 차량 열쇠가 A 씨의 머리 위로 날아오기도 했다.
특히 2024년 12월 말 이 씨는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핑계로 또다시 손을 들었고, 입을 강타당한 A 씨는 이가 부러졌다.
상습적인 괴롭힘 끝에 이 씨는 폭행 및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안희경 판사는 지난달 15일 이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2년간 형 집행을 유예했다.
재판부는 "상당 기간 직장 동료인 피해자를 폭행해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의 상해 정도 또한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씨에게 전과가 없고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