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교내에 붙은 대자보(좌측)와 성균관대 대학원생이 작성한 글(우측)
6·3 지방선거에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해 서울 대학가에서는 재선거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서울시립대·동국대 등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규탄해야 한다며 서명이 이뤄지는 대학교도 있다.
서울대 에브리타임에선 전날 오후 9시 28분쯤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재선거 희망 여부를 투표하겠다'는 투표가 올라왔다. 투표가 올라온 지 18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3시 45분 기준 288명이 참여했고, 이중 '재선거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92%(265명)이다.
이외에도 익명의 학생들이 대자보 형식의 글들을 게재하고 있다. 한 익명의 서울대 학생은 '우리는 왜, 이번에는, 조용한가'라는 제목의 글을 에브리타임에 올리며 "투표가 내가 이길 때에만 지키는 것이라면 그건 원칙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연세대에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총학생회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는 실명 성명서가 발표되고, 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이날 오후 1시 50분 기준 1차 서명운동에는 총 304명이 참여했다.
작성자는 성명서를 이날 오후 교내에 대자보로 부착했다. 그는 "시민의 참정권이 국가기관의 무능으로 인해 침해된,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린 사건"이라며 "총학생회는 6·3 지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규탄 및 대응 방안을 안건으로 하는 학생총회를 즉각 직권 소집하라"고 촉구했다.
만약 총학생회가 이를 거부하면 비상대책위원장단에 대한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성균관대에서도 총학생회가 유권자들의 권리 구제 방안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에브리타임에 게시됐다. 한 익명의 재학생은 "학생들의 등록금 문제에는 목소리를 내면서, 정작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안 앞에서는 침묵한다면 대표기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게시글을 작성했다.
성균관대의 한 대학원생도 실명으로 "절차의 정당성이 무너진 선거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써 학내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서울대 에브리타임 갈무리
고려대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참정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실명 작성 글들이 에브리타임 등에 게시되고 있다.
자신을 보건정책관리학부 20학번이라 밝힌 한 학생은 새벽 12시 17분쯤 "국가가 주권을 가로막고 대기하다 지친 국민이 투표를 포기하게 만든 시점에서 이 선거는 이미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참정권을 짓밟고 강행하는 이 선거는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 무효 선거"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혁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다만 대학가에선 아직까지 재선거를 요구하는 등의 목소리가 소수에 그치고 있어, 파장이 어느 정도로 커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직 총학생회 단위의 시국선언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날(3일) 치러진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송파구 12개, 강남구와 광진구 각 1개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공급 후 투표 시간을 연장했으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연기 또는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4일 오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함 이송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시위대와 일부 주민들이 부정선거를 외치며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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