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그런데 얼마 전 참아왔던 울분이 폭발했습니다. 남편이 자전거를 새로 사서 베란다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모르는 제가 봐도 근사하고 비싸 보였습니다. 얼마짜리인지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2천만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저는 아껴 쓰느라 계절이 바뀌어도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은 적이 없는데, 2천만 원이 넘는 자전거라니요. 저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오히려 당당했습니다. 이 정도는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어요. 남편은 5년 전 가입한 등산동호회에서 만난 여성과 자전거 동호회도 함께 가입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이가 의심스러워 함께 가입한 동호회는 모두 탈퇴하라고 했지만,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여자와 해외 등산까지 같이 갔습니다.
심지어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의 이사로 등재해서 같이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 말로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지만 남편이 여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는 이미 ‘자기야’ 라는 말, 성관계를 의미하는 말까지 잔뜩 있었습니다. 전국의 산 정상에서 꼭 껴안고 찍은 사진이 수두룩했습니다. 저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직장생활 하면서 취미활동을 한 것뿐인데 이혼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남편의 과도한 취미생활은 문제 없는 건가요?
- 동호회나 친목 모임으로 가족을 등한시한 남편, 이혼 사유가 될까요?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남편은 “그냥 취미생활을 한 것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취미활동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특정 여성과 지속적으로 동행하면서 ‘자기야’라는 호칭과 성관계를 암시하는 문자를 주고받고, 포옹 사진을 다수 촬영한 행위는 단순한 취미활동의 범위를 명백히 벗어납니다.
또한, 남편이 오랜 기간 술자리, 동호회, 외부활동을 우선하면서 자녀가 고등학교 될 때까지 가족여행을 한 번도 제대로 한 적이 없을 정도로 배우자와 자녀를 사실상 뒷전으로 미뤘다면, 이것은 단순한 취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공동생활을 소홀히 한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특정 여성과 해외 등산을 다니고, 회사 이사로 등재하고, 연인 사이로 볼 만한 문자와 사진까지 남아 있다면 이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사안은 민법 제840조 제1호(부정행위) 및 제6호(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모두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아내는 옷 한 벌 사입지 않는데, 남편의 2000만원짜리 자전거를 샀다고 해요. 이 부분은 이혼사유가 해당될까요?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고가의 자전거를 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단독 이혼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연에서는 자전거 구입이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는 생활비를 아끼며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남편은 아내와 협의도 없이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하였고, 특히, 남편은 특정 여성과 함께 자전거 동호회와 등산 동호회 활동을 하고, 해외 등산까지 다녀온 정황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정행위 및 가족 소홀 등 다른 사정들과 결합하여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재산분할에 있어서 남편이 가정 경제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고가의 취미용품에 일방적으로 지출한 사정은 분할 비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 동호회에서 만난 여성 문제는 부정행위로 판단될 수 있을까요?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부정행위라고 하면 반드시 성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법적으로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부정행위를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파악합니다.
즉, 성관계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배우자로서 지켜야 할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행위라면 부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동호회에서 같이 운동을 했다거나, 친근한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두 사람의 관계, 만남의 빈도, 문자 내용, 여행 여부, 신체적 접촉, 배우자가 문제를 제기한 뒤에도 관계를 계속했는지 등을 종합해서 봅니다.
사연에서 남편과 해당 여성의 관계는 동호회 활동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성관계를 의미하는 문자 메시지, ‘자기야’ 호칭, 다수의 포옹 사진, 해외 동행, 그리고 그 여성을 회사 이사로 등재해 함께 사업을 하게 한 점 등을 종합하면 민법 제840조 제1호의 부정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권은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면 소멸하므로, 이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 남편이 회사 이사로 여성을 등재한 것도 문제가 될까요?
△전영주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단순히 동호회에서 만난 사이가 아니라, 남편이 자신의 회사에 그 여성을 이사로 등재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구조를 만든 것은 부정행위의 지속성과 노골성을 보여주는 사정으로, 위자료 액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부정행위 상대방 여성이 회사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면, 남편이 해당 여성에게 회사 자산이나 이익을 유출하거나 급여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재산분할 심리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 자료, 급여 지급 내역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그러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서 남편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적극 주장할 수 있습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