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노바나나)
사건의 쟁점은 추징 조항이 임대사업자가 임대 외의 용도로 쓴 경우만 문제 삼는지, 아니면 세입자가 그렇게 쓴 경우까지 포함하는지였다. 임대 외의 용도로 쓴 사람은 세입자인데, 책임을 집주인에게 물을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1심은 집주인의 손을 들어 추징처분을 취소했다.
대법원은 먼저 집주인에게 유리한 원칙부터 확인했다. 지방세특례제한법은 임대사업자가 임대할 목적으로 취득한 오피스텔의 취득세를 감면하면서, 임대의무기간에 이를 임대 외의 용도로 쓰면 감면분을 추징한다고 정한다(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31조). 조세 법규는 법 문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과세 편의를 위해 함부로 넓혀 적용할 수 없다. 대법원은 이 원칙에 따라 추징 대상이 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임대사업자의 행위로 한정된다고 보았다. 세입자가 한 일을 곧바로 집주인에게 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단서를 달았다. 임대사업자가 세입자가 주거 아닌 용도로 쓸 것을 알면서도 빌려줬다면, 이는 임대사업자 스스로 임대 외의 용도로 쓴 것과 마찬가지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사건 집주인은 같은 건물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관리인까지 맡아, 세입자들이 숙박업을 한다는 사정을 알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계약 조건도 보증금이 적은 대신 월세가 높고 기간이 1년으로 짧아 통상의 주거용 임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원심은 이런 사정을 들어 집주인이 알면서 임대했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그 판단을 받아들여 추징이 적법하다고 결론지었다.
대법원은 균형감 있는 판단을 했다. 추징의 대상을 법 문언대로 임대사업자로 한정해 납세자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을 막으면서도, 세입자의 행위를 핑계로 삼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내가 한 일이 아니라 세입자가 한 일이라는 항변은, 집주인이 그 사정을 몰랐을 때에만 통한다.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집이 실제로 주거용으로 임대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오피스텔은 주거로도 사무실로도 쓸 수 있어 이런 분쟁이 특히 잦다. 주거용 임대를 전제로 세금을 면제받고도 세입자가 그 집을 사무실이나 숙박업소로 쓰는 것을 알고도 눈감으면, 혜택을 받을 조건을 갖추지 못해 면제받은 세금을 다시 물어야 할 수 있다.
임대차계약서에 주거 외 용도로는 쓰지 못한다고 적어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표준계약서에 으레 들어가는 문구여서, 그 한 줄만으로 집주인이 몰랐다고 인정받기는 어렵다. 거꾸로 세입자의 용도 위반을 정말 몰랐다면 추징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알고도 그대로 둔 경우다. 그러니 위반을 알게 되었다면 시정을 요구하거나 계약을 정리해 용인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하희봉 변호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4회 변호사시험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현)대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변호인 △(현)서울고등법원 국선대리인 △(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현)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