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어떤 산업의 수요가 1단위 증가했을 때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생산액을 뜻하는 생산유발계수 역시 2020년 기준 2.017로, 전산업 평균(1.875)을 10.5% 웃도는 수준입니다.
2025년 한국 건설업의 명목 GDP(부가가치 기준 총생산)는 약 237조 670억 원으로, 총 명목 GDP(2,663조 3,000억 원)의 약 8.9%를 차지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습니다. 매출액은 2024년 기준 해외건설 48조 4,000억 원, 국내건설 439조 3,000억 원을 합쳐 총 487조 7,000억 원에 달합니다. 참고로 제조업의 명목 GDP 비중은 약 25%, 서비스업은 약 58%이며, 농·축산·어업은 약 1.6%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공종렬 행정사
이처럼 전후방 연관 산업(철강, 시멘트, 가구, 금융 등)이 많고 고용 효과가 큰 건설업이지만, 최근 건설투자는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2025년 9월)’에 따르면, 명목 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대 19.7%에서 2020년대 들어 14.9%로 하락했으며, 경제성장 기여도 역시 1991년 21.8%에서 2024년 13.9%까지 떨어졌습니다. 2025년에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이 비중이 약 13%대 중후반까지 추가 하락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실제로 2025년 지출항목별 GDP 성장기여도를 보면 수출 증가세가 유일한 버팀목(+1.0% 이상) 역할을 한 반면, 건설투자 부진은 경제 성장에 약 -0.7% 이상의 마이너스 효과를 냈습니다. 이로 인해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은 1.0%에 그쳐야 했습니다.
만약 건설투자가 감액되지 않고 ‘중립’ 수준만 유지했어도 연간 경제성장률은 2%를 웃돌았을 것입니다. 건설투자의 5년 연속 역성장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입니다.
◇‘노동력 고령화와 구인난’이 불러온 인건비 하방경직성 고착화
최근 건설 현장에서는 근로자의 급격한 노임 단가 상승과 숙련공 부족으로 원가 중 인건비 비중이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자재비와 함께 원가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인건비 상승은 직접적인 공사비 부담으로 이어져, 건설투자의 경제적 타당성을 떨어뜨리고 신규 착공을 위축시키는 주원인이 됩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현재 건설경기가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가 떨어지지 않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내국인 건설 근로자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유입 부족으로 인해 인건비가 강력한 ‘하방경직성(가격이 아래로 쉽게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띠기 때문입니다.
◇내국인 인력 30만 명 부족,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외국인’
올해 내국인 건설기능인력은 약 30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2026년 건설근로자 수급전망’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 기능인력 수요는 약 171만 명인 반면 내국인 공급은 지난해(146만 명)보다 감소한 142만 명에 그칠 전망입니다. 합법적인 외국인 인력을 합치더라도 공급 부족이 불가피해 건설업의 외국인 의존도는 2020년 11.8%에서 2024년 14.7%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퇴직공제에 가입된 외국인 근로자는 22만 9,541명(전체의 14.7%)이지만, 소규모 현장(공공 1억 원, 민간 50억 원 미만)은 의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어 실제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월평균 신고 인원 114,186명 중 비자와 국적이 명확히 확인된 인원은 49,371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6만 명 이상은 파악이 안 되는 ‘숨은 외국인 근로자’인 실정입니다. 국적이 확인된 인력 중에서는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83.7%로 대다수를 차지하며 중국(5.9%), 베트남(2.2%)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인력의 50.4%(24,882명)는 F-4 비자 소지자입니다. 이들은 법적으로 단순노무는 금지되나 자격을 갖춘 숙련기능직(목공, 미장, 도장 등)으로 일하고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현장 기여도가 매우 높은 다행스러운 자원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비자 제도와 주먹구구식 인력 수급 정책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나 울진 원전 현장 등 국가적인 주요 기간산업 현장마저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해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주요 현장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을 원천 차단하고 있어 인력난을 심화시킵니다. 현재 건설업 합법 취업 비자는 동포(F-4), 방문취업(H-2), 비전문취업(E-9),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등이 있지만 규칙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방문취업(H-2) 비자가 동포(F-4) 비자로 통합되면서, 역으로 건설 현장의 단순 노무 활동이 전면 금지될 예정입니다. 이는 내국인 일자리를 보호하려는 취지겠으나 현실을 모르는 조치입니다. 2026년 3월 기준 거소 등록 동포 약 47.7만 명과 F-4로 통합되는 H-2 인력 약 8.2만 명을 합친 약 56만 명의 동포 비자 소지자들에게 건설 현장 단순 노무(일반 잡부 등)를 과감히 허용해야 합니다. 경제성장과 건설투자 활성화를 위해서 인력 충원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 전환이 시급합니다.
◇‘건설업 특화 외국인 파견제도’ 도입 고려할 만
건설투자 회복을 위한 또 하나의 확실한 대안은 비전문취업(E-9) 비자의 고용 방식을 본질적으로 개편하는 것입니다. 현재 E-9 비자는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주가 무조건 ‘상용근로자(정규직)’로 상시 고용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2026년 3월 기준 E-9 인력 33만 2,645명 중 건설업(E-9-2) 종사자는 고작 2.9%(9,811명)에 불과합니다. 단기 공정이나 하도급 관행이 강한 건설업 특성상 업체들이 단순노무직의 상시고용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농촌의 ‘공익 계절근로자 제도’처럼 건설업에 특화된 ‘외국인 근로자 파견업 제도’를 신설해야 합니다. 파견업체가 외국인을 일차적으로 고용한 뒤, 인력이 필요한 현장에 시간제나 일용직 형태로 파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의 높은 노임 단가를 고려하면 외국인 근로자의 소득도 충분히 보장되며, 제도권 안에서 인력난을 해소함으로써 소규모 현장의 불법체류자 고용을 막는 강력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협약국가에 대한 건설업 쿼터 역시 현실에 맞춰 과감히 늘려나가야 합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원활하고 합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설투자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경제 활력을 깨우는 가장 시급한 선행 과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