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 대학가 반발 확산…선관위 책임론 커져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06일, 오후 05:12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6·3 지방선거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후폭풍이 대학가로 번지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거나 대자보 게시, 기자회견 참여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6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경희대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성명문을 발표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도 성명을 냈거나 온라인 성명·실물 대자보 게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6·3지방선거일이 하루 지난 4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마련된 송파구 개표소에 개함이 안된 잠실7동 제1투표소 투표함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움직임은 재학생 개인 명의의 대자보가 각 대학에 잇따라 게시된 뒤 총학생회 차원의 공식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본격화했다. 학생들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일부 유권자의 투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상황을 두고 선관위의 선거 관리 책임을 묻고 있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전날 두 차례 임시회의를 열고 성명 발표를 의결했다. 연석회의는 성명에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핵심 절차로 규정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시민들의 투표 의지를 저해했다고 비판했다. 또 중앙선관위에 사태 경위와 원인에 대한 투명한 진상 규명, 관련자 책임 규명, 선거 준비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4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에서 선관위의 참정권 침해와 선거 관리 파행을 규탄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도 선거가 민주주의의 본질적 절차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거관리기관의 관리 부실을 비판했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선관위 조사 결과 참정권 침해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른 구제 방안 검토를 촉구했다.

대학생 단체 차원의 대응도 이어졌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는 이번 사태를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헌법기관의 직무유기”로 규정하고 선관위의 책임자 문책과 선거관리 체계 쇄신을 요구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도 기자회견을 통해 선관위의 책임 있는 설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와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 성명 (사진=각 단체)
앞서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는 서울 송파구 12곳,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추가 공급한 뒤 투표 시간을 연장했지만, 이번 사태가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학가에서는 단순한 행정 착오로 넘길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총학생회들은 투표용지 부족이 어느 투표소에서 어떤 경위로 발생했는지, 준비 수량과 책임 주체가 누구였는지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선거관리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사후 설명을 넘어 제도적 재발방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대학가의 요구는 대체로 재선거보다는 진상조사와 정보 공개, 책임 규명, 재발방지책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해당 사안을 특정 정파나 진영 논리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는 입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거 여부를 둘러싼 학생 사회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자칫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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