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는 9일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 언론브리핑에서 향후 5년간 이와 같이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가족관계가 다양해지고 있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이들이 사각지대 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게끔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서는 법무부와 합동으로 민법상 가족 범위 개정 필요성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민법은 부양의무나 상속 등 문제가 엮여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성평등부의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법은 일반법이기 때문에 양법이 동일해야 하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만 건강가정기본법은 정책을 규정하는 법이라, 해당 법 개정은 가족정책을 포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성지(왼쪽 두번째) 성평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 개정계획에서도 엿볼 수 있듯 정부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이번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가구, 비친족가구, 이주배경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나 대비책은 많지 않다.
여전히 가족 형태에 따른 경제적 격차가 심하고 돌봄 부담은 여성에게 편중돼 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 빈곤이나 돌봄에 대한 부담이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과 결합된 복합적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평등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가족이 직면한 돌봄·고립·관계·생활 문제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기로 했다. 4대 영역과 12대 정책과제를 중심으로 가족정책이 추진되는데, 그 골자는 △포용적 사회 기반 조성 △기본생활 보장 강화 △사회적 돌봄 확충 △일·생활·가족의 균형 강화 등이다.
◇미혼父도 출생신고 가능해진다…1인가구·이주배경청소년 지원도
대표적인 사례가 미혼부를 위한 정책을 확대하는 것이다. 미혼모만 어려움을 겪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미혼부의 어려움까지도 해결하겠다는 게 성평등부의 복안이다.
성평등부는 미혼부가 혼인 외 자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이의 친모가 다른 남성과 결혼했을 경우, 미혼부는 아이를 키우고 있음에도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현행법에는 어머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혼부의 아이는 친모와 현재 결혼한 남성의 아이로 ‘친생 추정’된다.
이에 따라 친부가 출생신고와 관련된 소송을 걸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2023년 초 미혼부에 의한 출생신고를 불허하는 가족관계등록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3년 만이다.
정부는 더 나아가 저소득층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때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관리번호가 확인되면 한부모가족 양육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성평등부의 가족센터도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도록 강화한다. 1인가구를 지원하는 데 있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계, 돌봄, 금융, 안전, 주거 등 영역에서 생활역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확산한다.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위한 ‘다문화가족지원법’ 특례규정을 신설해 이들도 가족센터 이용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며, 생성형 AI를 활용해 가족정책을 15개 언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돌봄 영역까지 사각지대 없도록 촘촘히
돌봄 영역에서도 사각지대가 없도록 계획을 세웠다. 개인 또는 가족이 원하는 임종·장례를 준비하게끔 가족센터 프로그램을 확산 및 보급하고, 생애말기 가족돌봄자와 유가족에 대한 상담과 사례관리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경계성 지능 진단을 강화해 아동·청소년을 조기 발굴한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한 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이들을 상담하고 발달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수순이다.
돌봄노동자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우선 가족돌봄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교육과 상담, 휴식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가족요양제도에 대한 특정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해 가족 내 성평등한 돌봄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돌봄노동자가 노출되기 쉬운 성희롱이나 성차별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상담을 확대하고 보호조치도 시행한다.
정부는 향후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통해 기본계획을 이행하고 매년 추진성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다양한 가족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가족정책을 확대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