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선관위 규탄 및 재선거 요구’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권한이 없는 시위 참가자들이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신원 확인 및 소지품 검사에 나서는 등 사적 제재를 일삼는 모습이 개표 현장 곳곳에서 목격되고 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의 이러한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9일 오후 3시쯤 약 2000명의 시위 참여자들이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모여 "부정선거, 재선거"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권아인 수습기자)
이날 낮 12시 40분쯤엔 대한체육회 경기단체협회 직원들이 사무실 안에 있는 노트북과 실물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가져오기 위해 핸드볼경기장 2-4게이트 앞으로 모였다. 시위 참가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신분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출입을 시도하고 있다. 빨리 모여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시위대에 가로막힌 협회 직원들은 끝내 발길을 돌려야했다.
9일 오후 2시 20분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4게이트 인근에서 시위 참가자들 사이 폭행 시비가 발생했다.(사진=독자제공)
비슷한 시각 핸드볼경기장 2-1 게이트 인근에서는 중국어가 적힌 종이가 발견됐다. 흥분한 시위 참가자들은 종이를 흔들며 “중국이 선거에 개입한 증거가 아니냐”,“빨리 해석해보자”고 했다. 그러나 해당 종이에 적힌 내용을 해석하자 ‘바로 이 거리 동쪽에 안경점이 하나 있다’, ‘배가 안 고파서 빵은 안 먹고 우유 한 잔 마실게’ 등의 초급 중국어 회화가 적혀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일부 시위대는 “군대 암구호나 음어처럼 문장 곳곳에 지령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계속 주장했다.
9일 오후 2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게이트 인근에서 발견된 중국어 학습지. 초급 중국어 수준의 회화가 적혀있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이를 "중국이 선거에 개입한 증거"라고 말하며 반발했다.(사진=권아인 수습기자)
전문가들은 시위 참가자들의 현장 출입 통제와 신원 확인 등이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아무 권한이 없는 시위 참가자들이 출입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지품 검사나 신원 확인을 하는 것은 불법행위로, 심할 경우 형법상 강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경기장 내부에 있는 인원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다면 감금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며 “평화적인 시위 방식이 아닌 불법적인 행태가 반복된다면 문제가 될것”이라고 했다.
경찰청도 시위 참가자들의 소지품 수색 행위 등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청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참가자가 선량한 시민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법적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의 소지품을 수색하는 등 불미스러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화 경찰을 늘리고, 서울경찰청 지휘부를 현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 기자, 경찰·소방 등을 대상으로 한 폭행·명예훼손·강요 등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