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어린 시절부터 희소질환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남성이 자신의 아픔을 이해해 주던 아내가 결혼 후 조롱하고 지인들에게까지 알려 이혼을 결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9일 JTBC '사건반장'에는 결혼 4년 차 40대 남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어린 시절부터 희소질환을 앓아 손가락 모양이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고 한다. 그는 질환 때문에 학창 시절 놀림을 많이 받았고 오랜 시간 수치심과 심리적 위축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뒤 현재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고 흉터도 많이 사라졌지만 당시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평소 동물을 좋아했던 A 씨는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며 위로를 얻었다. 그러던 중 봉사 모임에서 의료계 종사자인 지금의 아내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결혼을 앞두고 A 씨는 큰 용기를 내 자신의 희소질환과 과거 상처를 털어놨다. 이에 아내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A 씨를 위로했고, A 씨는 처음으로 자신의 아픔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JTBC '사건반장'
그러나 결혼 후 상황은 달라졌다. A 씨에 따르면 부부싸움이 시작될 때마다 아내는 그의 신체적 약점을 들먹이며 비하 발언을 했다. 단순한 욕설을 넘어 "너는 병X이다"라는 말까지 했고 갈등이 반복될수록 수위도 점점 심해졌다고 한다.
A 씨는 "내게는 엄청난 상처였던 병인데 아내가 화가 날 때마다 그걸 무기로 사용할 줄은 몰랐다"며 "태어나서 그런 모욕은 처음이었다"고 토로했다.
부모 역시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A 씨가 이혼을 결심한 계기는 아내가 자신의 희소질환을 지인들에게 알리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였다.
별거 중이던 A 씨는 한 지인으로부터 "아내가 모임 자리에서 희소질환 이야기를 꺼내며 조롱 섞인 발언을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당시 자리에는 A 씨의 질환 사실을 전혀 모르던 사람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내 치부를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며 "반성도 없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모습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계 종사자인 아내가 자신의 아픔을 폭로한 데 대해 배신감도 크다고 털어놨다.
박지훈 변호사는 "사실을 말했더라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했는지에 따라 모욕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 처벌 여부와 별개로 이혼 소송 사유로는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양지열 변호사 역시 "가족 등 제한된 범위가 아닌 일반 지인들에게 알려서는 안 될 개인적 사정을 공개한 만큼 명예훼손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