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전 세계 일자리 24% 위협…"사회적 대화로 양극화 줄여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0일, 오후 08:11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일자리의 약 4분의 1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년, 고령층은 AI 장벽에 부딪혀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는 탓에 불평등 구조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AI로 인한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선 국가별, 부문별, 사업장별로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며 원동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채용박람회 에서 '2026 글로벌 탤런트 페어'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선택의 순간: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인공지능 활용’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ILO 총회 주제가 되는 내용으로,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이 10일(현지시간) 총회 본회의에서 보고서를 제출하고 발표를 진행한다. 이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ILO 회원국의 노사정 대표가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연설을 이어간다.

보고서는 전 세계 고용의 약 24%가 생성형 AI 영향권에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성별로 나눠서 보면 여성은 전체 일자리의 28%, 남성은 21%가 영향을 받아 여성이 남성보다 AI 노출도가 높았다. AI로 인해 여성이 더욱 많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여성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AI 등 개발 분야 종사자 비중이 낮고, 행정·사무직 종사자가 높은 탓에 AI로 대체될 직무가 많은 탓이다.

아울러 청년과 고령층도 AI로 불평등 격차가 커질 수 있는 계층으로 꼽혔다. 청년은 AI로 인해 신입 일자리가 감소하기 때문에 노동시장 진입이 어렵고 동시에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령층은 AI 디지털 교육을 받기 위한 비용 등 부담이 커 AI를 활용할 능력을 갖추기 어려운 영향이다.

개발도상국은 AI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서 활용될 경우 생산성 증대보다 자동화 충격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고부가 AI 설계·플랫폼 중심 산업이 대부분이라 AI 인프라·기술·재정 역량 우위를 활용해 생산성을 증대시킬 능력이 충분하다. 반면 개발도상국은 데이터 라벨링 등 저부가 노동집약산업이 집중되어 있다. 이에 AI를 활용할 기반이 부족해 생산성을 높이기도 전에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위험이 더 큰 셈이다.

ILO는 사회적 대화를 AI 관련 규범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으로 꼽았다. 사회적 대화를 다양한 형태로 전개하면서 국가별, 부문별, 사업장별로 현실에 맞는 AI 규범을 마련하고, AI로 발생할 수 있는 양극화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ILO는 ‘신뢰 가능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노동권 보호와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를 설계하고 도입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참여해야 생산성과 신뢰를 모두 확보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ILO는 “AI의 미래는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어떤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며 “현재 ILO와 회원국 구성원들이 직면한 질문은 ‘변화를 어떻게 관리해 양질의 일자리와 공동의 번영을 실현할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 중심의 AI 구축, 사회적 대화 강화, 국제협력 확대, 기술·사회정책 연계를 강화해 노동권 중심의 AI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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