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의 위쪽 뼈가 아래쪽 뼈보다 앞쪽으로 밀려나면서 척추 정렬이 무너지고 통증과 변형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며, 가벼운 야외 활동 이후 나타나는 통증이나 특별한 외상 없이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가 어긋난 상태로 체중을 지탱하게 되면 허리 통증이 점차 심해지고, 신경이 자극되면서 엉덩이나 다리로 통증과 저림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발생 현황을 보면 이 질환이 예상보다 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 1년간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약 2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환자의 96% 이상이 50대 이상이었고, 이 가운데 약 72%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 여성에게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 중 하나라는 점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여성에게 척추전방전위증이 많은 이유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남성에 비해 허리와 복부를 지탱하는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허리에 반복적인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척추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퇴행성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증상은 척추관협착증과 혼동되기 쉽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질환이라면,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실제로 어긋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전위가 진행될수록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뚜렷해지고, 위쪽 뼈가 앞으로 밀려나면 마른 체형에서도 배가 나온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아래쪽 뼈가 밀려난 경우에는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보행 시 오리걸음처럼 보이는 자세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경막외 신경감압술과 같은 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꼬리뼈를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척추 신경 주위의 염증과 유착 부위를 직접 치료하는 방식으로, 시술 시간이 짧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척추의 전위가 심해 신경 압박이 뚜렷한 경우에는 척추 유합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뼈의 어긋난 정도가 심하지 않을수록 치료가 비교적 쉽고 회복도 빠르다.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자세 변화, 야간 통증이 동반된다면 단순 요통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함께 걷기, 수영처럼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걷기 운동 시에는 배에 힘을 주고 등을 곧게 편 상태에서 체중을 뒤꿈치에서 발가락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시키는 등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습관의 차이가 중년 이후 척추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