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전 검사. 2022.1.21 © 뉴스1 민경석 기자
검사 재직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허위 면담결과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전 부부장검사(전 조국혁신당 사무부총장)가 대법원에서 선고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1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검사에게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선고유예는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범행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제도다.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 전 검사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성 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면담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전 검사가 윤 씨의 2차 면담결과서에 윤 씨가 김 전 차관 등에게 수천만 원씩 현금을 준 적이 있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고 봤다. 또 윤 씨와의 3차 면담결과서에 특정 법조인이 윤 씨와 골프를 친 정황이 있는 것처럼 적고, 실제 녹취가 있었는데도 "녹취 없어, 복기하여 진술요지 작성"이라고 허위로 기재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이 전 검사의 혐의 중 윤 씨와의 3차 면담결과서 가운데 '녹취 없어, 복기해 진술요지 작성'이라고 적은 부분에 관한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진술요지 자체가 허위로 작성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실제 3회 면담 녹취가 있었는데도 없는 것처럼 기재한 것은 문서 신빙성에 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허위 기재라고 본 것이다.
다만 1심은 윤 씨의 2차 면담결과서와 청와대 관계자 면담보고서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형사사법절차전자화법 위반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1심은 허위 기재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면담결과서 내용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지난 1월 2심은 1심보다 유죄 인정 범위를 넓혔다. 2심은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에 더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전자화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하며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심은 이 전 검사가 언론사 기자에게 면담결과서 출력물이나 조사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개인정보를 누설했다고 봤다. 또 진상조사 협조를 얻는 과정에서 윤 씨의 개인 고소 사건 진행 상황 등 타인의 형사사법정보를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한 점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2심 역시 면담결과서의 다른 기재나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상당수 혐의는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도 별도로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전 검사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검사는 성 접대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하자 당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던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 함께 이를 불법적으로 막은 혐의로도 2021년 4월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으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2024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법무부는 정치운동 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2024년 11월 이 전 검사를 해임 처분했다. 이 전 검사는 이와 관련해서도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