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부산 사상구 모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새학기 교과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5.8.11 © 뉴스1 윤일지 기자
전국 초·중·고 학생 수가 사상 처음 500만명 아래로 떨어지자 교육부가 11년 만에 학교 통폐합 관련 권고기준을 폐지했다. 기존 소규모학교 유지 중심 정책에서 지역 주도의 학교 통합과 구조 개편 중심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5년 도입한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분교장 개편 권고기준'을 폐지하기로 발표했다.
그동안 교육부는 학생 수 기준과 학부모 과반 동의 등을 토대로 적정규모학교 육성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권고기준 폐지로 시도교육청이 지역별 특성과 교육 여건을 반영해 학교 규모 기준과 학교 통합 절차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게 됐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사실상 통폐합 추진 절차가 간소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학부모 과반 동의 등 획일적 기준이 통폐합 추진의 제약으로 작용했지만 앞으로는 교육지원청과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지역교육혁신협의체를 중심으로 학교 통합과 거점학교 육성, 학교급 간 통합 등이 보다 유연하게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수만 보고 일률적으로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지역마다 학생 수 감소 양상과 교육 여건이 다른 만큼 지역이 자율적으로 학교 규모와 운영 방식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가 있다.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1년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698만6847명이었다. 이후 저출생 영향으로 2016년 588만2790명까지 줄면서 처음으로 600만명 선이 무너졌다.
올해는 전국 초·중·고 학생 수가 약 484만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5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2016년과 비교해도 100만명 이상 감소한 규모다.
학생 수 감소는 학교 소규모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 학교 중 소규모학교 비율은 2016년 23.0%에서 지난해 31.3%까지 상승했다. 특히 농산어촌과 구도심 지역에서는 선택과목 운영과 공동교육과정 개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 등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늘고 있다.
교육부는 이에 대응해 교육청과 지자체,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교육혁신선도지역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인구감소지역과 비수도권 지역 등을 중심으로 40곳 안팎을 지정해 지역당 최대 5년간 1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은 소규모학교 혁신을 통한 지역 내 양질의 교육생태계 구축을 필수 과제로 추진한다. 교육부는 학교 통합 지원금 확대와 기숙사 설치, 학교복합시설 조성, 폐교 활용 지원 등을 연계한 소규모학교 혁신 패키지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 통합 지원금은 기존보다 50% 이상 인상된다. 초등학교는 최대 75억 원, 중·고등학교는 최대 13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교육혁신선도지역 지원금과 학교 운영비, 기숙사 설치, 학교복합시설 조성 등을 포함하면 지역별 지원 규모는 최대 4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2011년 700만명대였던 학생 수가 2016년 60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는 500만명대마저 무너졌다"며 "과거에는 학교를 유지하는 데 정책 초점이 있었다면 이제는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단순한 통폐합 정책이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맞춰 학교 체계를 재설계하는 정책 전환의 의미가 있다"며 "향후 거점학교 육성과 통학구역 조정, 학교 통합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mine12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