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기상청장이 최근 서울 동작구 기상청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하지만 최근 국제무대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는 게 이 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레이더, 위성 기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활용 전략까지 우리에게 물어볼 정도”라며 “단순히 선진 기술을 따라가는 단계를 넘어 우리가 가진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전 지구를 8㎞ 길이 격자(바둑판 형태로 가로세로로 나눈 형태)로 나눠 날씨를 예측하는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이 있다. 현재 기상청은 KIM 성능을 세계 4~5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국가별 예보 정확도를 직접 비교하는 국제적인 평가 기준은 따로 없다”면서도 “예보 생산의 핵심인 수치예보모델의 성능 비교를 통해 간접적으로 따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 모델을 가진 국가가 미국·일본 등 9개국뿐이지만 애초에 슈퍼컴퓨터와 고도의 기술력이 있어야 가능한 분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그동안 영국 모델을 병행 운영하다가 지난 4월부터는 KIM을 단독으로 예보에 활용하고 있다.
순위 자체는 각국의 개발 경쟁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실제 2021년에는 KIM이 일본 모델을 앞섰지만 이후에는 다시 순위가 밀린 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KIM이 성능 개선을 마친 뒤에는 탄탄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특히 ‘예측 해상도’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수치예보모델은 예보 구역을 일정 크기 격자로 나눠 날씨를 전망하는데 격자가 작을수록 세밀한 예보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격자 간격은 12㎞였는데 지난해 5월 성능 개선을 거치면서 8㎞로 더 촘촘해졌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도 격자 간격이 9㎞ 정도고 영국 영국 기상청 통합 모델(UM)도 격자 간격이 10㎞로 더 넓다.
기상청은 이미 베트남·캄보디아 등 다른 나라에도 기상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이 청장은 “앞으로는 우리 독자 모델도 경량화해 개발도상국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싶은 꿈이 있다”며 “이상기후로 누구도 죽지 않는 지구를 만들기 위해 한국도 기여해야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실제 한국 기상청은 국제 기상회의 개최국으로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잇다. 실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지난 2~4일 서울에서 ‘제54차 국제 기상위성조정그룹 총회’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유럽기상위성센터(EUMETSAT)·미국 해양대기청(NOAA)·일본기상청(JMA) 등 8개국이 참여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기상위성자료 분석이 늘어나는 환경에 따라 각국 데이터 자료에 전 세계가 통용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논의됐다. 이 청장은 “한국 기상청은 공공데이터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연간 이용 건수가 50억 건을 돌파할 정도로 AI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핵심 자원이 풍부한 상황”이라며 “기상 데이터도 세계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