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중대경보 신설, 물폭탄 문자 확대…기후재난 대응 총력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전 06:04

[대담= 박철근 사회부장, 정리= 염정인 기자] “기후위기를 완벽하게 막아내는 건 어렵죠. 그렇지만 철저한 대비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어요. 기후위기는 적응이 핵심입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최근 서울 동작구 기상청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 여름 폭염과 집중호우를 우려하며 이같이 밝혔다. 기상청장 취임 후 ‘첫 여름’을 앞두고 있는 이 청장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더 뜨거워지는 지구 때문이다. 비도 오락가락, 더 세차게 오면서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

◇지난 10년 ‘폭염중대경보’ 시뮬레이션…“지난해 전국서 51건”

기상청은 이달부터 기존 폭염주의보·폭염경보 2단계로 운영하던 특보 체계에 최고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다. 폭염중대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한 지역에서 하루 이상 체감온도가 38도를 넘거나 기온이 39도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한다. 이 청장은 “폭염 강도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어려워도 올해 폭염중대경보가 최소 한 차례 이상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의 실제 기온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난해 폭염중대경보 조건에 도달한 경우는 수도권 및 강원·경상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51건에 달했다. 2018년에도 8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전국에서 40여건이 폭염중대경보 조건을 충족했다.

1년에 수십여 건의 폭염중대경보 상황이 발생한 건 지난해와 2018년에만 나타났다. 과거 10년 평균치를 봐도 전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는 경우는 매년 8건 정도였다. 그럼에도 기상청이 폭염중대경보 구간을 신설한 것은 앞으로 이 같은 극한 폭염이 이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변수가 남아 있다고도 했다. 이 청장은 “2020년의 경우 54일간 이어진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가 열기를 식혔다”며 “(지구온난화로) 계속 더워지는 추세는 분명하지만 강수가 어느 정도 지속되느냐가 올 여름 더위를 가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년간 역대급 장기간 열대야가 지속되며 폭염의 피해를 키운 것도 이 같은 열기를 식히는 시기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이미선 기상청장. (사진= 김태형 기자)
◇시간당 100㎜ ‘물폭탄’…“예측 힘든 만큼 대응 강조”

폭염과 함께 국민을 위협하는 극한호우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최근 폭우의 추이를 보면 단순히 비가 많이 온다는 정도가 아닌, 좁은 지역에 국한해 짧은 시간 폭우가 쏟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폭우는 빠른 대처가 어려워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7월 경기 가평군 조종면에 시간당 최고 104.5㎜의 폭우가 쏟아져 주민 7명이 숨진 바 있다.

이 청장은 “항상 여름이 어렵다. 10종의 특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눈·비에 대한 예보가 쉽지 않다”며 “특히 최근 여름 동안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예보 난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시간당 100㎜ 안팎의 재난성 호우는 2024년 16회에 이어 지난해에도 15회나 발생했다. 2010~2023년 연평균 1.1회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다. 기상청은 올여름 강수량이 비슷하거나 많은 확률이 각각 40%라고 예측했는데 국지적인 폭우의 양상을 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청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 세계 수치예보모델로도 인공지능(AI) 모델로도 예측에 한계가 있다”며 “예측 결과가 나와도 왜 그렇게 나타났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과거보다 예보 판단 기준을 더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 청장은 “극한호우에도 내부 판단 기준이 있다”며 “주로 대기의 상·하층 흐름을 통해 강수강도 등을 예측하는데, 최근에는 과거보다 최대 1.5배 수준까지 더 고려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것만큼 위험기상 정보를 얼마나 빨리 전달하느냐도 중요해졌다. 이 청장은 “예보를 고도화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위험기상 발생 가능성이 확인되는 즉시 이를 신속히 전파하는 체계를 갖추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가평에서 벌어진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올해부터 시간당 100㎜ 수준의 호우가 나타나면 40데시벨(㏈)의 경보음이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를 기존보다 한 차례 더 추가 발송하고 있다. 이 청장은 “어떤 분들은 너무 시끄럽다고 하시는데 생명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해달라”며 “반지하에 사는 분들이나 지하로 내려가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청장은 기상 정보는 ‘고정 정보’가 아니라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갱신 정보’라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상 일기예보는 단기 통보문 위주지만,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서는 1시간 간격으로 나오는 초단기 예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철에는 대기 상태가 급변하면서 비가 예상된 지역에서도 강수가 약해지거나 빗나갈 수 있고, 반대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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